'신보호무역시대' 韓금융 해외진출 늘려야

트럼프 2기, 미국 우선주의 정책 강력 추진 예고 기업 대미 투자 증가 어려워...금융사 역할 필요

2025-11-12     성동규 기자
부산항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취임 100일 내 관세 등으로 무장한 통상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금융권 일각에서 위기를 기회 삼아 우리 금융사들이 미국 시장으로 진출해 위험을 분산하고 신규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책연구원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2024 미국 대선: 미국 통상 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시행할 경우 한국의 수출액이 최대 448억 달러(약 62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에 보편관세 10~20%를 부과해 직접 줄어드는 총수출액(152억~304억 달러)과 미국이 제3국에 관세를 부과 한국산 중간재 수출이 감소(47억~116억달러)한 경우, 상대국이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 한국산 중간재 수출이 줄어드는 경우(6억~28억 달러)를 모두 합한 추정치다. 트럼프는 대선 유세 과정에서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산 제품에는 60%까지 관세를 매기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더욱이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살펴보면 2020년 166억 달러 수준이던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021년 227억 달러, 2022년 280억 달러, 지난해 444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9월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399억 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현실화한다면 대출 상환 능력 저하로 은행들의 부실채권 증가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수출 관련 금융 서비스(외환, 무역금융 등) 수수료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 배터리 등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 늘려 향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카드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통해 한국 금융사들은 기업들 대미 투자를 지원하며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도 보조를 맞춰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 금융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K-금융의 해외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금융당국의 기조와도 부합하는 만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