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4분기 기업·가계 신용 ‘고위험’ 경고등

中企 대출·개인사업자 대출 급등세 대외불확실 확대·내수부진 ‘이중고’

2025-11-12     김혜나 기자
4분기에도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올해 4분기에도 경기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예측 불가능한 대외 불확실성이 늘었고, 내수 시장조차 활기를 찾지 못해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재무건전성에도 한계를 넘어선 경고등이 커졌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132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 말보다 8조1000억원 늘어 전월(4조3000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커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이 각각 2조9000억원, 5조3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중소법인의 대출이 4조9000억원 늘었다.

한은은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부가가치세 납부 및 중소법인 시설 자금 수요 등으로, 대기업 대출은 분기 말 일시 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각각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연체율도 증가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발표한 ‘8월 국내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은 0.78%로 전월 대비 0.11%포인트(p) 상승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70%로 0.09%포인트 늘었다.

대출금 규모와 연체율이 모두 늘자 금융권에서는 ‘대출 옥죄기’에 돌입했고, 이는 제2금융권의 풍선 효과로 이어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난 11일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중 6조6000억원 늘며 9월(5조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5000억원 늘어 전월(6조8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줄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은행권과 제2금융권 나란히 증가로 전환해 총 1조1000억원 늘었다. 업권별로는 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했다. 특히 서민·취약계층의 ‘급전 통로’로 분류되는 여전업권은 카드론, 보험업권은 보험계약대출, 저축은행업권은 신용대출 위주로 각각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대출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영향으로 대외 리스크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확대 및 추가 부과를 공언한 만큼,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 불황으로 인해 서민·취약계층의 급전수요도 늘며 악순환은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내수부진 장기화와 금융부담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소매판매지수가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연말은 소비활동이 증가하는 시기로 분류되지만,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과 지자체까지 나서 올해 연말 소비 촉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