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선택과목 제한 해제… 철저한 맞춤형 정시전략 필요
주요 대학 수학·과학 선택과목 지정 완화 무전공 모집 확대···모집단위별 반영률 상이
2025-11-12 이혜경 기자
매일일보 = 이혜경 기자 | 올해 의과대학 모집정원 증원으로 정시 전형 모집 인원이 전년보다 늘어난 가운데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요강에도 많은 변화가 있어 수험생들의 전략적인 정시 지원이 필요하다.
먼저 많은 대학에선 올해부터 인문계열 학생이 주로 선택하는 수학 확률과 통계, 사회탐구를 응시한 학생에게도 자연계열 학과 지원을 허용한다. 고등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고 융복합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고려대는 수학 영역의 지정 과목을 폐지하며 연세대·이화여대·한양대는 수학과 과학 영역 모두 지정 과목을 폐지한다. 서강대는 이미 지정 과목이 폐지됐고 성균관대는 최소 1과목은 과탐 응시가 필요했으나 이마저도 제한을 없앤다. 이 같은 이유로 올해 자연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리함은 존재한다. 확률과 통계는 미적분에 비해 낮은 표준점수가 산출될 가능성이 높고 정시 전형에서 미적분이나 기하·과학탐구 응시자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화여대의 경우 과학탐구 1과목당 6%의 높은 가산점을 부여한다. 가산점은 대학별로 상이하기에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가산점 확인이 필수적이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선택과목 제한이 폐지됐으나 사회탐구를 선택하고 의대를 지원할 경우 입시의 문이 좁아지는 등 대학별 반영비율 확인이 필요하다”며 “최상위권 학생의 경우 탐구영역 내에서도 높은 표준점수를 얻기 위한 과목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정시에서도 무전공 모집단위를 신설해 선발하는 대학이 많은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전공자율선택제로 불리는 무전공 모집은 넓은 전공 선택권이 보장되고 선발인원이 비교적 많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수시모집에서도 평균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정시모집에서도 많은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대학별로는 서울대의 경우 자유전공학부 외 학부대학을 신설하며 36명을 선발하고 고려대(36명)·서강대(117명)·성균관대(110명)·한양대(60명) 등에서도 학부대학이 신설된다.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도 변화가 생긴다. 정시 선발 시 국어·수학·영어·탐구 모든 영역을 25%씩 동일하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각 대학이 정한 기준에 따라 영역별 비율을 달리해 선발한다. 연세대·한양대는 올해 인문계열 모집단위에서 국어 반영 비율이 오르고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는 수학 반영 비율이 오른다. 성균관대는 계열별로 각각 유형 A와 B 그리고 두 가지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을 설정한 뒤 두 가지 방법으로 계산한 후 우수한 성적을 반영한다. 선발군의 변화도 크다. 선발 군 배치 변화는 각 학과의 충원율·경쟁률·합격선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거 입시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다군에서 선발하는 대학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선호도가 높은 대학은 가·나군 위주로 선발했지만 올해는 고려대 학부대학·서강대 AI기반자유전공학부·성균관대 글로벌경영·이화여대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학부·한양대 한양인터칼리지학부 등이 새롭게 다군에서 선발해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정시모집 요강의 변화로 주요 대학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은 △대학별 전형 방법 △모집군 변화 △신설 전형 △모집단위 등을 분석해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수능 성적 발표는 오는 12월 6일이며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12월 31일부터 1월 3일까지 진행된다. 대학별 원서접수 일정이 다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마감일과 시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는 2025년 2월 7일까지이며 합격자 등록은 2월 10일부터 3일간 진행된다. 박정호 모든에듀케이션 수석연구실장은 “학교마다 과목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수능 점수 발표 이후 본인의 점수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학교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무전공 모집단위가 늘었기 때문에 점수가 목표치보다 조금 부족하다면 이를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관우 알찬교육컨설팅 대표는 “이전에 비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을 하나씩 선택하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며 “탐구영역에 있어 제약조건이 많이 없어졌기 때문에 점수가 높은 과목의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