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이시바 日총리, 16일 페루서 정상회담 가능성
교도통신 "APEC 정상회의 계기···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도 조율"
2025-11-12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회담이 성사될 경우 두 정상은 양국 관계 발전 방안과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로 예상되는 한미일 관계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등 복수의 일본 언론은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남미 순방 일정 중 만나 회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이달 15∼16일 페루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18∼19일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연이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총리로 재선출된 이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사정이 허락하면 14일부터 남미를 방문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과 만나 국제정세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논의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차례 만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 시절 복원한 한일 '셔틀 외교'를 이어가지고 이시바 총리에게 제안했고, 이시바 총리는 양국 관계의 계승·발전 의지를 내비치며 화답했다. 회담이 성사될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의제가 오를 것인지 알려지진 않았으나, 두 정상은 기시다 총리 시절부터 다져온 한일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 행정부 수장이 바이든 대통령에서 트럼프 당선인으로 교체되는 상황을 고려한 논의도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동맹을 경시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긴밀했던 한미일 3국 공조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한일 정상회담과 별도로 한·미·일 3개국 정상회의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미국·일본이 페루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3개국 정상회의 개최를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한·미·일 정상회의가 성사된다면 윤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이시바 총리가 함께하는 첫 3개국 정상회의가 된다.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선 기시다 당시 총리가 참석했다. 당시 한·미·일 정상은 적어도 1년에 한 번 3국 정상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교도통신은 "최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다자간 협력 틀을 경시할 가능성이 있어 (이번 3개국 정상회의는) 바이든 정부에서 진행해 온 3개국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