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실적 선방에도 불안한 편의점, 경영효율화 고삐

BGF리테일·GS리테일, 3Q 외형 성장 거둬 소비심리 ↓, 업황 성장률 둔화 등 변수 존재

2025-11-13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3분기 준수한 성적표를 받은 편의점 업계가 내실 다지기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호실적에도 소비 침체 장기화에 따른 업황 성장률 둔화가 이어지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덩치와 실속을 모두 챙겼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32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성장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91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6조482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올랐다. 영업이익은 2000억원으로 1년 사이 소폭(1%) 줄었다. 이번 매출 향상은 신규점 개점이 지속 이어진 데다 두바이 초콜릿, 생과일 하이볼, 압도적 간편식, 득템 시리즈 등 경쟁력을 갖춘 상품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 개선은 사업 효율화를 통한 인건비, 임차료, 물류비 등 고정비 증가율 둔화 등이 주효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사상 첫 분기 매출 3조를 달성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3조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올랐다. 다만, 동기간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24.1% 떨어졌다. GS25 별도로는 매출 2조3068억원, 영업이익 7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8%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5.1% 줄었다. 주요 소비 채널로 입지를 다진 만큼, 성장 제동이 걸릴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올해 편의점이 백화점을 추월해 오프라인 강자로 우뚝설지 주목하고 있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백화점과의 매출 격차를 소수점 단위까지 따라붙으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상반기 유통업별 매출 비중을 조사한 결과, 편의점이 16%로 오프라인 채널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백화점이 16.8%로 1위 자리를 수성했으나 두 채널 간 격차는 불과 0.8%p다. 지난해 상반기엔 백화점이 17.8%로 편의점(16.8%)보다 1%포인트 높았지만, 간극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는 온라인이 두 자릿수의 매출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두 채널 모두 1년 새 매출 비중이 작아진 가운데, 편의점 매출 증가율은 5.2%로 백화점(3.1%)을 제치고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통상적으로 객단가가 높은 4분기는 백화점 업계 최대 성수기인 만큼,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지 쉽사리 예단하기 어렵다. 또한, 편의점 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변수도 남아 있다. 고물가에 따른 경기 불황으로 업계 점포 성장률은 2%에 그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 맞춰 편의점 업계는 경영 효율화에 힘을 주고 있다. GS25는 300억원 규모의 투자로 스마트에너지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에너지 절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오픈형 냉장고의 냉기 유출을 막는 투명 스크린 ‘에코커버’와 전력 사용량이 많은 특정 시간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자동 수요반응’ 시스템에 따른 에너지 절감으로 총 2300만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가맹점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CU는 맞춤 전략을 구상해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일본 최대 잡화점인 돈키호테에 PB상품 전용 매대를 마련하고 각종 PB상품을 추가로 수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부터 약 1년간 돈키호테와 수 차례 상품 품평회 등 긴밀한 협의를 거쳐 PB상품의 수출을 실현케 했다는 설명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희망퇴직 단행을 공지했다. 국내 편의점 사업에 뛰어든지 36년만에 첫 희망퇴직 시행이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체질 개선 차원으로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보여진다. 2022년 4월 손에 넣은 미니스톱의 국내 2600여개 점포에 대한 브랜드 전환과 함께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를 정리하는 작업도 실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접근성을 무기로 최근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고물가나 출혈 경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있어 내실 다지기에도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