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화 vs HD현대 '휴전' 없는 수주 전쟁

'트럼프 픽' K-조선…한화·HD현대 경쟁 전력투구 KDDX 수주 총력전…경찰 수사 결과 발표 후 윤곽 캐나다·폴란드·필리핀 등 해외 초대형 프로젝트 경쟁도

2025-11-13     이상래 기자
김동관(왼쪽)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한화그룹과 HD현대가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과의 산업 협력 중 조선부문을 콕 집어서 말한 만큼 한국의 두 대표 조선기업은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와 HD현대가 국내·외에서 다양한 수주 전쟁을 펼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그룹 차원에서 조선 사업을 육성하는 만큼 수주전은 자존심 대결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화에 조선사업은 총수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으로부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거친 부자(父女)의 숙원사업이었다. 김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지만 무산된 후 십여년이 흘러 그 아들인 김 부회장이 지난해 인수를 성공해 한화오션이 탄생됐다. HD현대의 경우 국내 1위 조선사를 넘어 세계 1위 조선사의 자부심을 한화에 내줄 의향이 전혀 없다. 정몽준 HD현대 대주주로부터 지켜온 국내 1위 조선사의 리더십을 그 아들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또한 이어받아 새로운 미래 해양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화와 HD현대의 가장 치열한 전쟁터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수주전이다. 총 7조원에 달하는 큰 규모만큼이나 각종 경찰 수사와 얽히면서 두 기업은 이 경쟁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KDDX와 같은 함정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현재까지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상황이다. 여기서 남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수주를 두고 한화와 HD현대가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KDDX 주무부처인 방위사업청은 일단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수주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두 기업의 수주 경쟁은 국내뿐만이 아니다. 한화와 HD현대는 캐나다 해군의 초대형 프로젝트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총 16척의 잠수함 교체 사업으로 총 60조~70조원 규모에 달한다. 최근 앵거스 탑시 캐나다 해군총장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연이어 찾아 경쟁력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여기에 한화와 HD현대는 폴란드 신형 잠수함 사업에 뛰어들어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업 규모는 4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필리핀 정부의 2조원 규모의 중형급 잠수함 도입 사업도 본격화되면 한화와 HD현대가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호주 호위함 건조 사업을 두고 한화와 HD현대 모두 입찰에 나섰지만, 독일과 일본에 밀리며 국내 조선사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