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교수·연구자 226명 "尹 대통령 즉각 퇴진해야"
전국 주요 대학 시국선언 동참..."매일 신뢰·규범 무너져" 이태원 참사, 채 상병 사건 등 언급하며 尹 퇴진 촉구
2025-11-13 조석근 기자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경희대학교,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및 연구자 226명이 13일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경희대와 경희사이버대 교수·연구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윤 대통령을 겨냥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관심하며 거짓으로 진실을 가리고, 무지와 무책임으로 제멋대로 돌진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발표된 시국선언문 각 문장의 주어는 "나는"으로 시작한다. 대학 및 대학원 전공별 교수, 연구자들 입장에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각종 현안들에 대한 양심 선언 형식이다. 이들은 "매일 뉴스로 전쟁과 죽음에 대해 보고 듣고 있다"며 "더 이상 강의실에서 평화와 생명, 그리고 인류의 공존이라는 가치가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가치라고 이야기하지 못한다"고 선언했다. 또한 "역사의 아픔이 부박한 정치적 계산으로 짓밟히는 것을 보았다"며 "더 이상 강의실에서 보편적 인권과 피해자의 권리를 위해 피 흘린 지난하면서도 존엄한 역사에 대한 경의를 이야기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여성과 노동자와 장애인과 외국인에 대한 박절한 혐오와 적대를 본다"며 "더 이상 강의실에서 지금 우리 사회가 모든 시민이 동등한 권리를 갖는 사회라고 이야기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를 거론한 점도 눈길을 끈다. 경희대·경희사이버대 교수 및 연구자들은 "이태원 참사 이후 첫 강의에서 출석을 부르다가, 대답 없는 이름 앞에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 알지 못한다"고 강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및 수사외압 의혹에 대해 "안타까운 젊은 청년이 나라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어도 어떤 부조리와 아집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는지 알지 못한다"며 "더 이상 강의실에서 군 휴학을 앞두고 인사하러 온 학생에게, 나라를 지켜줘 고맙고 건강히 잘 다녀오라고 격려하지 못한다"고 슬픔을 드러냈다. 대통령 경호처의 '입틀막' 논란을 두고도 "더 이상 우리의 강의실이 어떤 완력도 감히 침범하지 못하는 절대 자유와 비판적 토론의 장이라고 말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의대증원 강행으로 빚어진 집단 휴학에 대해선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대학교육의 토대가, 적어도 사회적 합의에 의해 지탱되기에 허망하게 붕괴하진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못한다"고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경희대·경희사이버대 교수 및 연구자들은 "매일 신뢰와 규범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있고, 매일 수많은 거짓과 말의 타락을 보고 있다"며 "시민으로서 교육자로서 나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이제 새로운 말과 현실을 발명하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낸다"며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