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원장에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선출
70여명 전공의 지지 힘입어 과반수 득표
2025-11-13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임현택 전회장 탄핵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는 가운데, 새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선출됐다.
13일 의협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비대위원장 선거에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득표율 52.79%)를 박형욱 부회장이 획득, 과반 수 이상 표를 확보해 당선이 결정됐다. 다른 후보였던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 71표(30.47%)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35표(15.02%)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이 4표(1.72)로 나타났다. 선거권이 있는 의협 대의원은 총 244명이며, 투표율은 95.49%로 집계됐다. 박 위원장은 내년에 치러질 차기 회장 선거 전까지 의협 비대위를 지휘하게 된다. 연세대 의대 출신 예방의학 전문의인 동시에, 사법시험에도 합격해 변호사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또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엔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다. 현재는 단국대 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선 소감에서 "정부의 태도에 근본적 변화가 없어 현 '의료농단' 사태는 급격히 해결되기 어렵다"며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 놨고,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이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돌아갈 수 있게 정책을 개선할 수 있는 분은 윤석열 대통령이며,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비대위 운영과 관련해, 경계해야 할 것은 위원장의 독단이라고 부연했다. 또 향후 구성될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이 과반수 이상 득표를 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으론, 전공의의 입장을 이전부터 들어왔던 덕이 컸단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박형욱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한다며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그는 "비대위 운영에서 그동안 소외돼 온 전공의와 의대생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며 관련 인물들의 의협 방향성 참여를 강조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오는 16일 운영위를 열어 집행부와의 관계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차기 의협 회장 선거 1차 투표는 내년 1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득표자 2명을 두고 같은 달 7∼8일 결선 투표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