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전환 결사반대’ 동덕여대 농성 지속… 총학생회 ‘논의 철회’ 주장
대학 측 ‘밀실 추진 아냐, 의견수렴 절차 계획 중이었다’ 반박
2025-11-14 김승현 기자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 전환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작된 농성이 이어지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총학생회 측이 공학 전환 논의 철회를 요구한 가운데 학교 측은 밀실 추진이 아니었으며 의견수렴 절차를 계획하던 중이라고 설명했다.
14일 학교 본관을 포함한 건물은 여전히 학생들이 점거한 상태다. 대학 측은 강의실이 폐쇄돼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워지자 강의를 온라인으로 전환한 채 소통의 물꼬를 트고자 노력 중이다. 동덕여대 앞에는 대학 측에 항의한다는 뜻으로 벗어놓은 학과 점퍼 수백 벌이 놓여있다. 총학생회 ‘나란’을 비롯해 각 단과대학과 동아리연합회 등이 보낸 근조화환도 캠퍼스 곳곳에 설치됐다. 조용각 전 이사장 흉상은 훼손된 상태다. 본관으로 들어서기 위한 유리문에는 붉은색 페인트가 칠해졌으며 지난 12일로 예정된 진로·취업 박람회는 행사장 설비 등이 파손돼 모두 취소됐다. 입장문을 발표한 대학 측은 “지난 9월 말 대학이 처한 위협을 극복하고자 대학비전혁신추진단을 출범했고 지난 5일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발표된 두 개 단과대학 발전 방안 중 공학 전환이 포함됐던 것”이라며 “해당 사안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였고 지난 12일 모든 구성원과의 의견수렴 절차를 계획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학 측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무위원회 이전(11일)에 학생들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며 “12일 약 3000명 참가가 예정된 박람회 집기와 시설은 파손됐고 강의실은 무단 점거해 학습권이 침해되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지성인으로서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하는 이곳(대학)에서 이러한 폭력사태가 발생한 점이 매우 비통하다”며 “해당 사안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총학생회 나란 측은 “총장 입장문을 통해 밝혀진 사실은 학교가 공학 전환 논의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동덕인이 한마음 한뜻으로 공학 전환 논의 철회를 요구하며 졸속 논의로 학생들을 무시한 처사도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학생 대표자는 학사구조나 학사제도 개편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대학비전혁신추진단 구성원도 아니며 추진단이 의견수렴 절차를 계획 중이었다고 한들 이를 믿기도 어렵다”며 “학생을 배제하는 대학 본부를 향해 행동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의견수렴 관련해선 “지난 11일 오후 5시로 예정된 처장단 면담은 이들의 불참으로 불발됐다”며 “대학본부가 학생 목소리를 들을 생각은 있는지 의문”이라며 다시금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