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자기자본, 3%→20%대 상향
토지 현물출자 시 양도세 과세이연
2025-11-14 이혜경 기자
매일일보 = 이혜경 기자 | 정부는 14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자기자본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2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부동산 PF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부동산 PF는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미래 수익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으로 지난해 말 기준 230조원 규모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PF 위기가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이유로는 선진국에 비해 낮은 PF 자기자본비율이 꼽힌다. 자기자본비율이 3∼5% 수준이라 총사업비의 20∼40%를 차지하는 토지 매입 단계에서부터 고금리 대출을 받는다. 이러다 보니 은행은 건설사·신탁사의 보증에 의존해 대출해주고, 시공사가 리스크를 과도하게 짊어지는 구조 아래서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위축되면 PF 사업성은 급격히 악화된다. 정부 방안의 핵심은 토지주가 토지·건물을 리츠에 현물출자하도록 유도해 PF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지금은 기업·개인 보유 토지를 PF사업에 출자할 때 법인세·양도세를 내야 하는데 조세특례법을 개정해 과세를 이연하기로 했다. 토지주가 현물출자를 통해 리츠 주주로 참여하면서 사업 수익을 나누면 토지 매입 비용이 들지 않고 자기자본비율은 높아진다. 국토부는 수도권 주요 지자체 내 100평 이상 주거·상업지역의 나대지 7000만㎡를 현물출자 대상으로 보고 토지 현물출자를 활용한 개발을 활성화하는 선도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토지 용도 제한과 건폐율·용적률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공간혁신구역에 랜드마크 빌딩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공공에서 리츠 설립과 사업성 분석 컨설팅을 지원한다. 아울러 토지주가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같은 정책사업을 위해 토지 현물출자를 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매입 확약으로 사업성을 보완한다. 서울시는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PF사업에 용적률·공공기여 완화 등 도시규제 특례를 적극 부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