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일단락됐는데...여야 이번엔 '코인세 유예' 놓고 충돌
당정 "2년 이상 유예해야" vs 野 "세수펑크 해법 찾아야"
2025-11-14 정두현 기자
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여야가 최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합의했으나, 이번엔 내년 시행될 예정인 '가상자산(코인) 소득세' 유예 여부를 놓고 마찰음을 빚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정은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체계가 미흡하다며 일단 내년 과세 시행을 2년 이상 유예해 더욱 촘촘한 과세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세기준 상향 등 보완을 거쳐서라도 내년부터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야당은 현 정부의 '세수 펑크'를 지적하며 코인 소득세라도 거둬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여야는 내년도 '세법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이를 두고 대척점에 선 상황이다. 당초 가상자산 과세 현안은 금투세 합의의 연장 선상에서 무난히 여야 협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야당이 재차 '조세 강경' 기조를 꺼내들면서 마찰음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행법(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로 코인투자 소득에 대해 기본공제 250만 원을 제외한 금액의 20%(지방세 2% 추가)가 과세될 예정이다. 가령 코인으로 1000만 원의 이익을 보면 기본공제된 750만 원에서 지방세 포함 22%에 해당하는 165만 원을 세금으로 내게 되는 셈이다. 야당이 주도한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1년 시행을 목표로 도입됐으나, 앞서 두 차례에 걸쳐 2년씩 유예돼 내년 시행으로 밀린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7월 이른바 '코인세'를 오는 2027년까지 2년 추가 유예하는 방안을 내놨다. 과세 체계가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당정은 가상자산 유형 세분화와 세부규정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가상자산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강조하며 코인세 유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지난 4.10 총선에서 코인세 2년 유예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그 일환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코인세 3년 유예'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의 '코인세 유예 불가' 입장에 "민심에 밀려 금투세 폐지까지 찬성하기로 선회한 민주당이, 이번에는 정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방침에 반대해 내년 1월부터 바로 과세하자고 나올 거라고는 가상자산 투자자들도 예상 못 했을 것"이라며 "지금 법대로 수익이 난 것에 1년 단위로 과세해 버리면 손실분이 반영되지 않아 조세 저항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당정의 코인세 유예 기조에 반발하고 있다. 현 정부의 세수 부족을 이유로 코인세 시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2일 "여당이 추진하는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 국회 기재위원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조세)소위에서 더 의논을 해봐야 하겠지만, 정부 세수펑크가 심각한 상황에서 (코인세 시행을) 유예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20% 세율이면 연 최대 1조의 세수를 확보하게 되는데, 도대체 정부는 세수 결손분을 어디서 채우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다만 야당에서는 가상자산 과세를 내년부터 시행하는 대신 기본공제 상한선을 높이는 등 보완책을 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난 대선 공약인 코인 과세 기준을 5000만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도 여당과의 협상책으로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