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 불똥 이준석, "尹 특정 시장·구청장도 요청"
尹 통화 녹취 당일 明과 김영선 공천 논의 정황 “검찰이 조사한다면 더 확실한 것 얘기할 의향”
2025-11-14 조석근 기자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의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 또 다른 한 축으로 부상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국민의힘 전 대표)이 윤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이 제게 특정 시장, 구청장 공천을 말씀하신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2022년 5월 9일 통화 전후로 이준석 의원 역시 당시 국민의힘 대표로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명씨와 함께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한 반응이다. 14일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준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느 도당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대통령에게 읍소해서 대통령이 제게 특정 시장 공천을 어떻게 해달라고 하신 적도 있고, 서울의 어떤 구청장 공천은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이 없으니 (다른 사람에게 공천을) 주는 게 좋지 않느냐' 말씀하신 적도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취임 직후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 공천 관련 언급이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당선이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도화선이 됐다. 이준석 의원은 "검찰이 그런 부분까지 궁금해할지 모르겠지만, 혹시 조사하겠다면 당연히 이미 나와 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을 얘기해줄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준석 의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등을 대상으로도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이번 공천개입 의혹 관련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수사 중인 창원지검은 최근 미래한국연구소 PC와 휴대전화 등에서 이준석 의원과 명씨의 대화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가 이뤄진 5월 9일 자정께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이 '윤(대통령)이 김영선 경선하라고 하던데'라는 취지의 카톡 메시지를 보내자 명씨가 "전략공천인 것으로 안다.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후 이날 오전 명씨가 수 차례 윤석열 당시 당선인측에 "김영선 공천을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끝에 윤 대통령과 통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녹취록에서 윤 대통령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명씨는 곧바로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화답한다. 명태균씨의 법률 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본인이 당 대표여서 가장 빨리 공천 결과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는데도 굳이 하루 전 새벽에 (명씨에게) 메시지를 보내 명씨로 하여금 대통령에게 연락하게 하고 녹음까지 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과 명씨의 녹취록 파동이 이준석 의원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준석이 새벽에 윤 대통령을 콕 찍어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윤 대통령에게 김영선을 경선하라고 했다고 말한 게 화근"이라며 이 의원을 '악의 축'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준석 의원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그 시기 공천과 관련해 많은 말들이 횡행했다"며 "명태균 사장 본인이 대통령에게 얘기해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서, 잘못 알고 있는 거 같아서 전달해준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명씨에게 5월 9일 당일 카톡을 보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확인할 수 있는 메시지가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