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트럼프에 천연가스株 ‘고공행진’

SK가스·한국가스공사, '트럼프 수혜주' 부상 전망 "AI시대 헤게모니 변화"… SK가스 목표주가 상향

2025-11-14     최재원 기자
천연가스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산 에너지 수출 확대 정책으로 천연가스주의 수혜가 예상, 국내에서도 천연가스주가 급등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가스는 최근 3개월간 18.5% 급등했다. 한국가스공사도 지난 6개월 동안 53.03% 올랐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미국산 에너지 수출 확대 정책에서 천연가스 관련주를 수혜주로 꼽는다. 트럼프 정부에서는 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한 녹색 전환 정책을 폐기하고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2016년 파리 협약을 비준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때인 2017년 6월 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2019년 11월 유엔에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1월 취임하자마자 첫 조치 중 하나로 파리 협약 재가입을 지시했다. 화석연료 산업을 옹호하고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을 비판해온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면 수수료를 없애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을 늘리고 관련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이를 이행할 환경보호청의 수장에 측근인 리 젤딘 전 하원의원을 전날 발탁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석유‧석탄‧가스 생산을 확대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 부처 간 정책을 조율하는 ‘에너지 차르’ 자리를 백악관에 만들 계획이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가 메탄을 배출하는 석유·가스 기업에 부과해온 수수료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면 폐기될 전망이다. 메탄 수수료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규정돼 있다. 따라서 메탄 수수료를 완전히 없애려면 법을 개정해야 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CNN은 관측했다. 다만 의회가 세부 이행 규정을 EPA에 맡겼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EPA를 통해 규정을 바꿀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으며, 로이터통신도 폐기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천연가스는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를 감당할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는 건설에만 8~9년이 걸리는데,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상업용도 빠르면 오는 2030년 초반에나 가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AI 시대를 맞아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에너지 시장의 무게추 역시 천연가스 쪽으로 옮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지금 당장부터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여러 난관을 해결해 줄 희망은 천연가스”라며 “지금까지 원유에만 집중하던 사우디 아람코의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진출은 에너지 산업에서 천연가스로의 헤게모니 전환을 암시하는 가장 큰 시그널”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SK가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17만원에서 22만원으로 상향했다. 그는 울산GPS 가동과 함께 SK가스가 외형 성장을 이루고 사업구조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에너지 기업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이상적 행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LNG와 LPG의 수요·수출 증가로 운반선 발주 확대가 기대되며 조선주 역시 주목받고 있다. 회계법인 삼정KPMG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LNG·LPG와 같은 비용적으로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강조한다”며 “화석 연료와 친환경 에너지의 다리 역할을 하는 ‘브릿지 에너지’의 운반선 건조에 특화된 한국 조선업계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