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중소기업 회귀 막아라…금융·조세 지원책 필요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중견기업으로 진입한 후, 세제혜택을 비롯한 정부 지원이 다수 사라지며 중소기업 회귀를 희망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발생하고 있다.

14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중견기업 유형화 분석 및 성장전략 방안’에 따르면, 국내 중견기업 중 다수는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종사자 수 100명 미만인 기업이다. 규모가 큰 중견기업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가까운 기업군이 많은 상황이다. 실제로, 매출감소 등으로 인한 중소기업 회귀 기업은 연간 60개~9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년 내 중소기업을 졸업한 300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서는 77%가 ‘중소기업 졸업 후 정부 지원 축소와 규제 강화를 체감했다’고 응답했다. 정책 수혜를 위해 중소기업으로 다시 돌아가겠느냐는 질문에는 30.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일부는 사업장을 쪼개 운영하는 편법을 사용하거나 구조조정을 진행해 중소기업으로 남아 있는 것을 택하기도 한다.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선 튼튼한 중견기업이 많아져야 하지만, 정부 지원 및 지자체 지원 등 혜택은 줄고 규제는 강화되는 만큼 기업은 힘들어진다는 의견이다.

중기부는 중소기업 유예기간의 확대를 국정과제로 추진해 근거법령인 ‘중소기업기본법’을 지난 2월 20일 개정한 바 있다. 그 후속 절차인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시행일 이후 중소기업이 규모의 확대 등으로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적용되는 유예기간이 3년에서 5년으로 확대된다. 또한 중소기업이 졸업 유예기간 중에 있는 기업을 흡수합병하는 경우에도 합병기업이 승계하는 유예기간이 3년에서 5년으로 확대된다.

다만, 기존과 동일하게 대기업 계열사 등에 포함돼 중소기업을 벗어나는 경우는 유예기간 없이 중소기업에서 배제한다. 중소기업 기준을 초과해 유예기간을 부여받은 후 다시 규모 등의 축소로 중소기업이 됐다가 재차 중소기업 기준을 초과한 경우에도 중소기업 유예 대상에서 제외한다.

한편, 많은 중견기업이 금융 관련 지원을 필요로 하는 만큼 중견기업의 신사업 진출과 사업확장 지원을 위해 은행권 출자로 만든 ‘중견기업전용펀드’가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지난 5일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중견기업 간담회’에서, 참석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더 많은 자금을 더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기를 바라며 P-CBO 확대 및 금리부담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업종별 상황에 맞춘 다양한 금융‧비금융 지원에 대한 요청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