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美·中 진퇴양난 K-철강…성장 동력 찾기 매진

中 저가 철강 공세에…美 트럼프 관세 폭탄 우려 철강업계, 새로운 시장 및 제품 발굴에 속도 높혀

2025-11-17     박지성 기자
선박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 저가 제품 공세와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불황 기조가 지속되면서 돌파구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은 새로운 생존 전략을 펼쳐나가면서 불황 정면 돌파에 나섰다. 현재 철강사들은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과 함께 트럼프 재집권으로 불황 기조가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자국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각종 경기부양책을 펼쳐왔음에도, 1년이 넘도록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한 상태다. 그 사이 현지 철강 수요 부진도 지속되자 기존의 과잉생산된 철강재를 처리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 대규모 물량을 저가로 방출했다. 이같은 철강재 상당량이 유입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은 국내 철강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철강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산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지만, 3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제한하는 '절대 쿼터제'를 통해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재집권으로 인해 다시 쿼터제 또는 더 높은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응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가파른 경제 성장에 따라 인도의 철강 수요가 빠르게 늘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는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손잡고 인도 오디샤에 연 500만톤(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JSW그룹과는 지분 50 대 50의 합작사를 설립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지 사정을 고려해 제철소 준공 시점을 조율 중이다. 공장 건설 이후에도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에 180만t 규모의 냉연·도금 공장을 운영 중이다. 델리, 첸나이 등에 5개 철강 가공 공장도 있다. 현대제철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미국과 독일 등 글로벌 자동차 차체학회에 잇따라 참가해 '전기로-고로 복합공정기술'을 활용한 탄소저감 자동차강판 기술력을 선보였다. 전기로-고로 복합공정기술은 고로에서 철광석으로 생산한 쇳물과 전기로에서 스크랩(고철)으로 생산한 쇳물을 전로에서 혼합하는 방식을 통해, 기존 제품 대비 탄소배출을 약 20% 저감하는 공정기술이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글로벌 탄소중립 및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응해 유럽 지역에서 탄소저감 강판의 판매기반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체코의 최대 자동차 부품사 중 하나인 타웨스코, 이탈리아의 자동차 강판 전문 가공 업체(SSC) 에우시더와 잇따라 MOU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