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역정내며 공천 얘기···임기 초부터 당무개입 지속"

2022년 지방선거 포항시장·강서구청장 개입 과정 폭로 "사람별로 구체적 공천 개입···원칙 없이 되는대로 말해"

2025-11-15     이태훈 기자
이준석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국민의힘 대표였던 자신에게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항시장과 강서구청장 선거 등에서 특정인의 공천을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현안 관련 질의응답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포항시장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통령 당선인이 역정을 내면서 (나에게 공천을) 얘기하는 거는 굉장 이례적인 일이었다"며 "추가 정보를 들어보니 특정 인사가 김건희랑 가깝단 이유로 포항 바닥에 '본인이 공천받을 것'이라고 다닌다는 정보가 들어왔다"고 했다. 이날 '뉴스토마토'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경상북도위원장이었던 김정재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뜻이라며 현 포항시장인 이강덕 예비후보를 컷오프 하려고 하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김 여사와 만났다. 당시 경북도당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방자치단체장을 상대로 경쟁력 조사를 실시했는데, 도 내에서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고 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포항과 구미의 현직 지자체장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컷오프 대상이 됐다. 당시 당 대표였던 이 의원은 이런 방식을 납득하기 어려워 중앙당에서 공천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포항 지역에서 파다한 얘기가 '다른 후보 공천해 줘야 하는 게 있기 때문에 현재 시장(이강덕)이 일 잘하고 인기 좋은 분이니까 객관적 지표로 잘라내기 위해서 이러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보고가 올라왔다"며 "이걸 바로잡겠다 해서 중앙으로 끌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윤 대통령은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에게 "대표님, 원래 공천이라는 것은 당협위원장의 의견을 들어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라며 문제를 제기했고, 이 의원은 "아니오,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김 여사와의 만남에 대해선 "결과를 보면 반응을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컷오프됐던 이강덕 예비후보는 닷새 만인 2022년 4월 27일 다시 경선 기회를 얻었고, 5월 8일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 의원은 당시 서울강서구청장 선거에서도 윤 대통령의 개입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검찰 수사관 출신 김태우 전 구청장의 공천을 강서구 당협위원장 세 명이 모두 반대하자 윤 대통령에게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그 사람들은 맨날 안 되고 하는 사람들이다. 지면 민주당 돕는 일 아닙니까"라고 얘기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당시 김 전 구청장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상황에서도 단수공천을 받아 당선됐으나, 지난해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서 직위를 상실했다. 김 전 구청장은 같은 해 윤석열 대통령이 단행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뒤 자신의 귀책사유로 치러진 보궐선거에 재차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거센 질타를 받았다. 김 전 구청장은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진교훈 현 강서구청장에게 큰 차이로 패했다. 이 의원은 "포항은 당협위원장·도당위원장 말 들어서 공천하라고 하고, 강서구는 '그 사람들 이상하니까 민주당 좋은 일 하면 안 된다'고 해서 김태우를 (공천)하라고 했다"며 "원칙이 아니라 되는대로 말하는구나, 사람을 보고 인(사람)별로 구체적으로 개입하는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공천개입은 물론 임기 초부터 당무 개입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작부터 당무 개입을 계속했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누가 만들었나, 멀쩡한 김기현 자르고 윤 대통령이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준석은 누가 잘랐나. 안철수, 나경원 못 나오게 누가했나"라며 "당대표 신나게 자르는데 공천에 별일이 없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