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옥죄기 언제까지…돈줄 막힌 서민 '발 동동'

KB국민은행 일부 대출 제한 완화 점진적인 규제 완화 기대감 커져

2025-11-17     성동규 기자
서울의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시중 은행권의 가계대출 옥죄기 기조에 변화가 나타났다.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자 KB국민은행이 일부 대출 규제를 완화, 대출 난민의 숨통을 틔워준 덕분이다. 다만 은행권에선 이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KB국민은행은 1억원으로 제한했던 생활안정자금대출 목적의 물건별 연간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한도를 다시 2억원으로 늘리고 다른 은행의 주담대를 국민은행으로 갈아타는 것도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지적 주택 가격 반등에 편승한 대출 확대가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이후 다주택자 주담대를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줄이는 등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 정책을 펼쳐왔다. 이런 와중 국민은행이 3개월여 만에 대출 취급 제한 조치를 일부 해제한 것은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여유를 되찾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계부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연초 수립한 가계대출 경영 계획 목표 범위 내에서 적정 성장할 것이라는 게 KB국민은행의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이 금융당국에 제시한 올해 가계대출 잔액 증가 관리 목표치는 지난해보다 3조 3000억원 늘어난 151조4000억원이다. 지난 8월만 해도 152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목표치를 훌쩍 넘겼었으나 최근 몇개월 새 가계부채 관리 대책이 가시적 효과를 거둔 모양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달 대비 가계대출 증가 폭은 8월 9조6259억원, 9월 5조6029억원, 10월 1조1141억원으로 확 꺾였다. 이달 역시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다 보니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공급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문제는 은행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실수요자들의 기대와 조금 다르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15일 NH농협은행은 비대면 창구를 통한 직장인 신용대출 4종 판매를 하나은행은 비대면 전용 주택담보대출(주담대)·전세자금대출·신용대출의 판매를 각각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이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한 같은 날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오히려 규제 수위를 더 높인 셈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연말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위해 국내 주요 은행들의 대출 옥죄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규제 완화를 기대하기보다는 대출 계획을 연내보다는 내년 초로 설정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