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진핑과 '마지막' 정상회담서 "미중 경쟁이 충돌로 가선 안돼"
시진핑,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국 강경책' 사전 견제 양 정상 "한반도 내 충돌 반대"…방법론 놓고는 시각차
2025-11-17 이현민 기자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사실상 마지막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및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의 중국 대표단 숙소 호텔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가졌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 두 나라는 경쟁이 충돌로 치닫게 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이 우리의 책임이며 지난 4년 동안 우리는 그런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 주석과의 소통에 대해 "우리는 늘 의견일치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대화는 항상 솔직담백했다"며 "우리는 서로 기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군 당국 간 소통 재개, 마약류 대응 협력, 인공지능(AI) 관련 협력 등을 열거하며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양국 관계 안정화에 대한 희망과, 견제 메시지를 동시에 던졌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로 끝난 지난 5일 미국 대선을 거론하면서 "중미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에 힘쓴다는 중국 목표에는 변함이 없고,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호혜에 따라 중미 관계를 처리한다는 원칙에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과 공급망 교란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행할 것으로 보이는 대중국 강경책을 미리 견제하기도 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국제정세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과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갈등 고조를 막고 북한의 추가 파병을 통한 충돌 확산을 막는 데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북러 군사협력을 걱정하며 대남 도발이나 미사일 발사, 7차 핵실험 등을 우려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충돌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상황 해결책을 두고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무력 도발 상황을 막기 위한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강조했다. 다만 시 주석은 강도 높은 대북 압박에 부정적 의사를 밝혔다. 이어 한반도 긴장 고조를 이유로 한 미국의 대한반도 군사력 배치 강화를 반대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대면 정상회담은 이번이 3번째이다. 두 정상은 2022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회담을 가졌다. 작년 11월 APEC 회의 계기에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2번째 회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