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 리스크' 결국 현실화... 여야 차기대권 구도 '요동'

여야 차기주자 적합도 압도적 1위, 당내 대체주자 안 보여 국민의힘 '잔칫집' 분위기...민주당 비명계는 일단 '관망'

2025-11-17     조석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을 두고 정치권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여야 차기 대선주자 1위인 이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대선 출마 자체가 원천 차단될 가능성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다. 민주당은 일단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지지층의 대대적인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다만 당내 비명계는 공직선거법 항소심 판결은 물론 다른 3개 재판 판결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당선무효형 또는 그 미만 가벼운 처벌을 예상한 정치권 안팎의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중형이다. 이 대표의 4개 재판 중 상대적으로 가장 가벼운 사건에 대한 판결이지만 대법원 형 확정 시 이 대표는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그 때문에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6개월여간 정치권의 차기 대권 구도를 둘러싼 큰 혼란이 예상된다. 이 대표를 둘러싼 그간 '사법 리스크'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16일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현역 의원 및 지역위원장이 모두 참석하는 긴급 비상연석회의를 열었다. 민주당의 위기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장면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2024년 11월 15일을 역사는 법치가 질식하고 사법 정의가 무너진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민심과 역사의 법정에서 이재명은 무죄다. 정적 제거로 위기의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치졸하고 무도한 시도는 끝내 좌절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민주당은 이날 결의문에서 "2, 3심 법정이 있고 민심과 역사의 법정이 있다"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국민을 믿고 더욱 단단히 뭉쳐 싸울 것"이란 입장을 나타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9~11일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100% 휴대전화 임의걸기 전화응답,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2%p, 기타 상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피 참고)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이재명 대표가 46.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5.7%로 그 다음이다. 그 외 홍준표 대구시장 4.7%, 오세훈 서울시장 4.2%, 김동연 경기도지사 4.1%,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4.0%,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3.8%,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1.8%다. 2위인 한동훈 대표와도 3배 가까운 차이다. 민주당의 경우 당내에선 김동연 지사 정도가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강력한 차기 주자의 출마가 불투명해질 수 있는 만큼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한동훈 대표는 판결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도 법에 다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이 대표 무죄와 방탄을 위한 무력시위와 선동정치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 비명계 인사들도 일단 이번 판결에 대한 강한 유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김동연 지사의 경우 선고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에 법의 상식과 공정이 남아있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지사는 최근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으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대외행보를 확대해왔다. 지난 총선에서 비명계 낙선자 그룹 다수가 경기도청에 합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친문계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경우 내년 상반기 귀국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복권되면서 피선거권이 회복된 상태다. 다만 김 전 지사는 최근 각종 현안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김부겸 전 총리도 "민주당의 장외집회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 같지 않다"고 하는 등 최근 이재명 지도부와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오는 만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민주당 내에선 다른 3개 재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당분간 이재명 대표 중심의 구심력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