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 내가 번역가가 된 이유 알게 해" 한국문학번역원, 영문 계간지 KLN에 데보라 스미스 원고 공개

- 『소년이 온다』 번역 인세, 가자 지구에 기부 결정 - 스미스 번역 『흰』 애니메이션, 연말까지 인천공항서 앵콜 상영

2025-11-18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영미권에 소개한 주요 번역가인 데보라 스미스가 한국문학번역원(원장 전수용, 이하 번역원)에서 발행하는 영문 계간지 Korean Literature Now(이하 KLN)에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번역가로서의 소회를 밝히는 기고문을 보내왔다.

KLN
Korean Literature Now(KLN)는 한국문학을 해외 독자에게 소개하기 위해 번역원이 발행하는 영문 문예지로, 약 3,000여 곳의 해외 출판사, 에이전시, 대학, 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있다. 스미스는 2016년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채식주의자』를 비롯, 『소년이 온다』와 『흰』, 『희랍어 시간』을 영어로 번역한 바 있다. 그는 이번 기고문에서 한강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의 문학적 의미에 집중했다. 스
미스는『채식주의자』주인공 영혜의 이야기가 ‘극단적이고 기괴하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인물의 강한 주체성에 깊이 공감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적 관습을 폭력으로 느꼈던 자신이 영혜의 당당함을 부러워했다는 점 또한 덧붙였다. 또한, 이번 기고문을 통해 “가자 또한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다. 광주와 가자 지구를 연결한 수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며, 『소년이 온다』의 번역 인세를 가자 지구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데보라 스미스의 기고문은 영문 계간지 KLN 겨울호(12월 1일 발행 예정)에서 진행하는 한강 특집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기고문은 18일 KLN 웹진(kln.or.kr) 공식발행 전 선공개됐다. 오는 11월 25일에는 한강작가의 작품을 번역한 번역가, 국내 평론가, 해외 문학 관계자들의 칼럼을 포함한 원고가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번역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업해 2023년 추진한 『흰』의 애니메이션 각색영상을 한강 노벨상 수상 기념으로 인천공항에서 재상영한다. 전시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밀레니엄홀 미디어타워에서 오는 12월 31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