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에 러 본토 때릴 '장거리 미사일' 사용 승인

트럼프 당선인 취임 두 달 앞두고 '정책 전환' "쿠르스크 내 우크라 병력 사수 및 北 향한 경고"

2025-11-18     이현민 기자
좌측부터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지원한 미사일로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는 것을 허가했다. 이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 대응 성격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책 기조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그는 사거리가 약 300km인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러시아군과 북한군을 상대로 해당 미사일을 사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무기 지원을 제공했지만, 러시아 본토 타격만큼은 제한해 왔다. 이는 미국이 전쟁 확산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을 결정하는 등 여러 요인으로 전쟁 상황이 바뀌자, 해당 결정을 뒤바꿨다. 미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한 것은 러시아가 북한군을 전투에 투입하기로 하는 갑작스러운 결정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AP통신도 "이 무기는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병력 수천 명을 파견하기로 한 결정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의 이러한 결정이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 본토 타격에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할 경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장거리 무기 사용 승인 효과가 확전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했다. 우크라이나가 주요 표적을 타격할 수 있게 됐고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도 동시에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바이든 대통령은 쿠르스크 지역에 있는 우크라이나 병력이 제압당할 것을 우려해 왔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군사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 선임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을 내린다면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서 점령한 영토를 더 잘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으로 얻는 이점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자국 영토를 회복하기 위해 대규모 공세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파병된 북한군 병력도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역시 ATACMS를 사용해 러시아와 북한 병력, 러시아 중심에 위치한 주요 군사 장비, 군수 거점, 탄약고와 병참선을 타격을 고려하고 있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두 달 앞두고 중대한 정책 전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부정적이다. 특히 그는 러시아가 이미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계속 점령하는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려고 할 수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향후 러시아와 휴전 협상에서 러시아에 뺏긴 자국 영토와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영토를 교환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한다면 교환할 영토가 사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