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선물 대신 세정제, 마스크…달라진 수능 풍속도

2010-11-12     김인하 기자
[매일일보=김인하 기자] 수능한파 대신 몰아친 신종플루 한파가 이색적인 수능풍속도를 낳고 있다.수능 전날인 11일 치러진 예비소집일에는 각 고사장마다 가득찬 ‘마스크맨’들을 볼 수 있었는데 혹여 시험을 하루 앞두고 신종플루에 걸려 시험을 망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휘문고 고사장에서 예비소집을 마친 고3 수험생 김모(18)군은 "요새 신종플루로 인해 뜻하지 않게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사람들이 많아 수험생으로서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이미 신종플루에 걸린 학생들은 분리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른다. 강모(19)양은 "신종플루 확진 환자나 의심환자들을 위해 분리시험실을 마련해서 안전하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종플루의 확산은 대표적인 수능관련상품에도 변화를 가져왔다.시험에 붙기를 기원하며 선물했던 찹쌀떡·합격 엿 등 수능 관련 상품들을 올해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예전만 하더라도 수능을 앞두고 떡을 구입하려는 학생과 학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올해 매출은 신통치 않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하소연이다. 수능관련 아이디어 상품을 주로 팔던 편의점들 역시 따로 준비한 상품은 많지 않다.종로구의 한 떡집의 직원 이모(45·여)씨는 "올해는 수능떡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며 "떡집과 제과점이 많이 생겨나서 인지 아니면 신종플루 때문인지 올해 (매출이) 많이 줄었다. 판매 되는 떡도 찹쌀떡 보다는 건강을 생각한 영양떡이 더 잘나간다"고 전했다.반면 마스크나 손세정제 등 신종플루 관련 물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홍삼 제품,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비타민 제품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이달 팔린 마스크는 지난달 대비 721%가, 손 세정제 판매는 지난달 대비 173% 늘었다. 홍삼, 비타민 등 건강식품은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15% 증가했다.대학원생 이상훈씨(30)는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떡이나 엿과 같은 전통적인 선물보다는 건강과 실용성을 생각해 마스크나 손세정제 같은 것은 선물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또한 수능 당일 가장 큰 볼거리였던 재학생들의 응원전 역시 각 시․도 교육청이 자제해 줄 것을 부탁해 조용히 수능시험을 치르게 된다. 이 같은 결정은 재학생들이 매년 수능 시험장 앞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찬바람을 맞으면서 타 학교 학생들과 뒤엉켜 응원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독감은 물론 신종플루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경원고 이상구 교장은 "올 수능에는 신종플루로 인해 학교별 재학생들의 응원전은 전면 중단키로 했다"며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시행토록 해 미리 준비한 '합격 엿'이나 '수능 대박' 등을 기원하는 선물 등을 전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