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株 호실적 행진에도 전망 ‘먹구름’
3분기 보험사들, '역대급' 실적 경신시켜 '보험사 고무줄 회계'에 금융당국 제동
2025-11-18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보험주의 향후 전망은 흐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을 통해 보험사들의 ‘실적 부풀리기’에 제동을 걸며 내년 성장성은 정체가 예상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누적 순이익은 약 6조7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가량 늘었다. 5대 손보사가 모두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각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화재는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866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은 1조578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7% 늘었고, 메리츠화재는 1조492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해상은 1조464억원으로 33.1% 증가했고, KB손해보험은 7400억원으로 8.8% 늘었다. 손보사들은 보험계약마진(CSM)을 늘릴 수 있는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 보장성 상품 위주의 지속적인 판매 상승,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된 장기보험 손해율 등에 따라 3분기까지 보험사 전반적으로 실적 호조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생보사들의 경우 삼성생명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 순이익이 2조42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0.9% 늘었다. 교보생명은 같은 기간 별도 기준 누적 순이익이 9399억원으로 2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누적 순이익이 727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9% 줄었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고무줄 회계’ 논란에 칼을 빼 들면서 이후 보험업권의 ‘역대급 실적’도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 4일 제4차 보험개혁위원회를 통해 ‘IFRS17 주요 계리가정 지침’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연착륙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당국은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지침을 발표하면서 보험사들의 ‘실적 부풀리기’에 제동을 걸었다. 지침은 ‘고무줄 회계’의 원인으로 지목된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에 원칙모형을 제시하고, 단기납 종신보험에는 보너스 지급시점에 30% 이상 추가해지를 적용하도록 했다. 보험부채 산출시 손해율은 연령을 구분해 산출하도록 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진행한 주요 보험사와 회계법인 경영진 간담회에서 IFRS17 안정화와 리스크 관리 관련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IFRS17이 단기실적 경쟁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자정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부터는 국내외 금리 하락에 따른 투자손익 영향, 최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상승 추이에 따른 보험손익 영향, 무·저해지상품 해지율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CSM 영향 등이 회사별로 당기 손익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보험업종 합산이익이 올해 전망치 대비 감소할 것”이라며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인해 자동차보험 수익이 감소하고, 장기보험 이익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은 저출산·고령화, 시장 포화와 성장 정체,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은 보험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하락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IFRS17 도입 후 CSM 확보에 유리한 상품에 대한 출혈경쟁 심화는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금리 하락으로 평가이익이 인식되면서 이익 증가에 힘입어 주주환원 확대를 기대했으나 조건부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 등으로 기대감을 모두 소멸시켰고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지 못해 보험주의 부진이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이에 내년 보험업종 전망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주주환원율 상향을 목표로 하는 손해보험주가 하방이 견고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