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주요국 보조금 경쟁 속 갈길 먼 한국

반도체 보조금 中 62조원·美 55조원… 간접적 지원 뿐인 韓 업계 “첨단산업 주도권 상실은 국가안보 위협”… 골든타임 위

2025-11-18     김성지 기자
용인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중국 62조원, 미국 55조원, 일본 42조원 등 주요 국가들은 자국 반도체 산업에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책정하며 자국 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해마다 그 규모는 커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반도체 산업 관련 보조금은 0원이다.

특히 2020년을 기점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반도체와 바이오, 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보조금 지원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위스의 민간 무역정책 연구기관인 GTA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반도체 분야 보조금은 반도체 분야는 재정보조금이 2015~2019년 197억달러(27조4500억원)에서 2020~2024년 1332억달러(185조610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55조원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일본 42조원 △중국 24조원 △EU 18조원 순이다. 미국은 반도체과학법(이하 칩스법)을 제정해 자국 내 반도체 기업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칩스법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는 기업들에 527억달러(69조원)를 지원하는 법이다. 최근 칩스법에 따른 지원금이 결정된 사례가 나왔다.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 대만 TSMC의 미국 반도체 공장에 대해 지원금 66억달러(약 9조2000억원)를 지급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TSMC는 650억달러를 투자해 미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중국의 2014년부터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3기 반도체 투자기금으로 3440억위안(64조원)을 조성했다. 여기에 사회자본까지 포함하면 총 1조5000억 위안(284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EU·일본·인도 등 주요 경쟁국에서 자국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보조금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 지원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도 18조원 규모의 반도체 금융 지원 프로그램과 ‘15만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 계획’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자금 지원은 0원이다. 경쟁국이 반도체 기업에 직접적인 보조금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과 달리 우리 정부는 아직까진 보조금 지원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재의 간접적인 지원 정책으로는 경쟁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첨단산업 주도권 상실이 곧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로, 첨단산업 투자는 안보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