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교체 없다"지만...'포스트 이재명' 겨냥 野 비명계 '꿈틀'
비명 주축 모임 초일회 및 3金 등 대권주자 움직임 고강도 견제 나선 친명···"비명계 움직이면 죽일 것"
2025-11-1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민주당 내부는 혼돈에 빠진 상황이다. 리더십 위기를 우려한 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당대표 교체는 없다"고 못 박았지만, 이 대표의 대선 가도 이탈을 염두에 둔 당내 비이재명(비명)계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오는 25일 위증교사 사건에서도 유죄를 받아 들 경우 비명계의 '액션'은 더욱 노골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1심 선고 이후 흔들리는 당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는데,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차기대선 출마도 막히게 돼 민주당은 선고 직후 큰 충격에 빠진 상황이었다. 진영을 막론하고 차기 대권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이 대표가 향후 수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현실화하자 민주당 안팎에선 이 대표의 '리더십 붕괴'에 대한 우려가 빗발쳤다. 이를 무마하려는 듯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진행한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대응과 관련해 리더십 교체까지 염두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당대표 교체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지만, 이 대표 낙마를 염두에 둔 당내 움직임은 이전보다 확실히 표면화 되는 분위기다. 당장 비명계의 '전열 정비'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비명계 전직 의원들이 주축인 '초일회'는 지난 3일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다음 달 1일에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 한 인사는 <매일일보>에 "초일회가 당장 '특강'이란 형식을 앞세우고 있지만,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커질수록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당내 다른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총선에서 낙천·낙선한 비명계 인사를 대거 경기도에 영입하며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거론했으며, 지난 16일에는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강연 등을 통해 당내 현안과 관련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현재 독일에 체류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내년 초 귀국해 본인의 정치적 행로를 밝힐 것으로 점쳐지는데, 김경수 전 지사는 최근 독일에서 김동연 지사와 '극비 회동'을 가진 것으로도 전해진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겨뤘던 김두관 전 의원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임기단축'과 '개헌 추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행보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 대표가 오는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에서도 유죄를 받아 들 경우 비명계의 압박이 노골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친이재명(친명)계는 벌써부터 비명계를 향한 고강도 견제에 나서고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비명계는) 지난 총선에서 당원과 국민들에 의해 일정하게 판단을 받은 분들인데 그게 무슨 '침'이 되겠나"라며 "침소봉대라는 표현을 굳이 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최민희 의원은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를 통해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며 비명계를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