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아전인수’ 해석으로 실적 포장

2~3분기 연속 전년比 매출·영업익 하락… 3분기 당기순익 흑자 리베이트 300억 과징금 언급 없이 경영 성과 포장해 투자자 현혹 ‘혁신형 제약기업’ 탈락으로 3년간 재인증 불가

2025-11-19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JW중외제약이 최근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지만, 리베이트와 관련된 과징금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실적을 포장해 투자자 기만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W중외제약 올해 3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1766억원, 영업이익은 2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1.6% 감소한 수치다. 올 2분기에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영업이익은 44.9% 줄었다. 이는 중외제약의 경영 실책이 아니라, 의정갈등으로 인해 진료 및 수술 수요가 줄면서 핵심 품목인 수액과 일반의약품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다. 중외제약 뿐 아니라 국내 제약 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문제는 중외제약이 자사에 불리한 정보는 숨기고, 유리한 지표만 내세워 실적 하락을 포장했단 점이다. 회사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19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단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적자가 사실상 리베이트로 인한 과징금에서 비롯된 점을 고려하면, 중외제약이 이번 실적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했음을 알 수 있다. 중외제약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79억원이다. 회사의 리베이트 행위로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 300억원에 이르는 과징금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중외제약은 2014년 2월부터 2023년 10월 현재까지 자사가 제조·판매하는 62개 품목의 의약품 처방 유치 및 증대를 위해 전국 1500여개 병의원에 약 70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공정위는 “본사 차원에서 벌인 조직적이고 전방위적인 리베이트 행위에 대해 역대 최고 과징금(제약사 리베이트 사건 중)을 부과해 엄중 제재함으로써, 의약품 시장 공정 거래질서 확립에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처분 당시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기간이었다. 중외제약은 해당 분기 별도기준 매출 1829억원, 영업이익 268억원을 달성했다며 역대 3분기 중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유일한 적자 지표인 당기순이익에 대해선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을 영업외 비용으로 회계상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굳이 설명까지 곁들였다. 자사 핵심 사업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로부터 1년 후 똑같은 지표를 두고 이번엔 과징금 언급을 피했다. 과징금 액수 만큼 당시 당기순이익에서 제외됐으니, 관련 이슈가 없는 올해 3분기는 당연히 전년 대비 흑자일 수 밖에 없다. 일부 투자자 사이에선 “업계 경영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마치 자기네 회사만 경영을 잘 해서 흑자를 낸 것처럼 보이게 유도하는 수법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시 시스템에선 투자자들이 투자에 참고할 수 있도록 기업의 과징금 정보를 공개한다. 중외제약은 지난해 3분기 영업외 비용에 과징금을 반영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론 아직 완전한 납부는 이뤄지지 않았다. 상장공시시스템(KIND)에서 공개한 중외제약의 ‘기타 투자판단과 관련한 중요사항’ 항목에 따르면, 납부할 과징금 액수는 299억200만원이다. 2022년 12월 기준 자기자본대비 13.25%에 이른다. △2024년 7월 △2025년 1월 △2025년 7월 △2026년 1월 등 2년 간 4회에 걸쳐 74억7550만원씩 납부하기로 했다. 회사가 과징금을 얼마나 납부했는지는 투자자의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치므로, 중외제약에 대한 투자 리스크는 아직 끝난게 아닌 셈이다.  무엇보다 당기순이익은 일정기간 동안 특정 기업의 ‘영업외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을 의미한다. 해당 수치가 상승하면 기업의 양호한 재무 상태를 가졌고 경영 성과를 냈다는 점을 의미한다. 다양한 재무적 의사결정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경제학에선 “회사의 본질적인 영업활동 외 요소가 작용한 당기순이익보다는, 영업이익 숫자를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중외제약에 과징금이 없었다면, 당시 당기순이익은 120억원 이상은 됐을거다. 올해는 197억원이니, 일단 성장은 한 셈”이라면서도 “다만 경상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항목들이 당기순이익을 부풀리기도 한다. 반복해서 일어나지 않는 이익성 항목들은 회사의 영업능력을 뒷받침하는 지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외제약은 리베이트 행위로, 지난해 11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서 탈락했다. 향후 3년간 정부의 세제 지원 등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러한 점들은 투자자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