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관세정책 변화, 자국중심주의 심화”…中企, ‘트럼프 2기’ 대응방안은
‘트럼프 2기’ 미국, 자국중심주의 강화 전망 중기소상공인 수출 영향 대응책 마련해야
2025-11-19 이선민‧김혜나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김혜나 기자 |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특히, 관세 정책의 변화가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가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19일 미국 대선 결과가 우리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정책적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여의도에서 진행된 ‘美 대선 결과에 따른 중소기업의 영향 및 대응방안’ 세미나에는 중소기업 각계 전문가가 모여 발제 및 토론을 진행했다.◇관세정책 변화 및 비관세장벽, 중소기업 수출 차질 우려
전문가들은 대외환경 변화에 대비해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발제를 맡은 엄부영 중기연 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는 1기보다 더 강경할 것이며 팀 단위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고, 2년 후 중간선거가 있는 만큼 2년 사이에 많은 정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환경 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는, “보편관세 부과 시 미국 시장 내 국내 중소기업 반도체·장비의 가격경쟁력이 하락하고 대중 고관세 부과로 단기적으론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칩스법은 삼성전자 및 동반진출 협력사(중견기업)의 투자계획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나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공급망의 경우 미-중 무역갈등 고조 시 중국의 범용소재 등 수출통제 가능성으로 중소기업의 중간재 수입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실장은 “한미 FTA의 혜택 유지를 통해 한국이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 한국의 수출과 GDP 성장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나, 현재 대미 대규모 무역흑자국들이 대부분 무역협정 체결국으로 우리나라의 보편관세 제외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 기업들의 수혜 분야를 중심으로 기회요인을 포착하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ASEAN이나 멕시코 등 한국의 대미 수출 플랫폼 역할을 하는 지역에 진출했거나 활용도가 높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도움의 필요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현 산업연구원(KIET) 연구원은 “한국의 대미수출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나, 생산파급효과를 살펴보면 대기업 수출감소로 인한 파급효과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소기업뿐만이 아닌 대기업과의 연관관계 역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로 인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타격을 최소화할 대응책을 발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출 품목 및 수출국가 다변화 △수출기업 지원 확대 △스타트업의 미국 시장 진입 확대 등을 제시했다.◇ FTA 개정‧관세 폭탄 우려…“정부 대응책 필요”
식품업계와 농가도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대미 수출로 매출을 올리는 라면 및 냉동식품 업계는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트럼프 행정부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선제적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함께 현지화지원사업 세미나도 개최하며, 수출업계와 바이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수입 농축수산물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현재 한미 FTA 농업부문은 동식물 위생·검역조치(SPS)로 인해 실질적으로 미국산 제품의 국내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일부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전략적으로 통상을 운영하는 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트럼프 행정부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커 정부 당국에서 시나리오별로 세부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