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행진' 인뱅, 성장엔진 꺼진 지방은행 추월 예고

카뱅, 대부분 지방은행 순이익 훌쩍 넘어서 부산은행과 순이익 격차 전년보다 크게 ↓ 케뱅·토뱅 약진…조만간 지방銀 역전할 듯

2025-11-19     성동규 기자
BNK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인터넷은행의 급격한 성장으로 기존 금융권 지형도가 변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사실상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표류하고 있는 지방은행들의 실적을 조만간 추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19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1000억원, 인터넷은행은 5100억원이었다. 아직 인터넷은행 당기순이익 규모는 지방은행의 46.36%에 불과한 수준이다. 하지만 2022년 3분기 7.69%(지방은행 1조3000억원, 인터넷은행 1000억원), 2023년 3분기 23.08%(지방은행 1조3000억원, 인터넷은행 3000억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은행의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인터넷은행이 매섭게 따라붙으면서 역전까지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개별 실적으로 보면 인터넷은행이 이미 지방은행을 넘어섰다.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카카오뱅크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556억원으로 BNK경남은행(2908억원), 광주은행(2511억원), 전북은행(1732억원) 등 지방은행 3곳을 웃돈다.  카카오뱅크와 4대 지방은행 중 당기순이익이 가장 높은 BNK부산은행(3847억원)의 격차는 29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37억원이던 두 은행의 순이익 격차가 대폭 줄었다. 현재의 추세라면 내년 3분기에는 카카오뱅크가 BNK부산은행을 앞지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케이뱅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22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올해 3분기 실적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으나 토스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384억원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 2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터넷은행의 가파른 성장세와 달리 지방은행의 성장은 앞으로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역의 인구 구조 변화와 산업 지형의 변화에 기인한다.

지방 지역은 현재 심각한 인구 문제에 직면해 있다. 출생률 저하와 청년층의 지속적인 유출로 인해 많은 지방 도시가 소멸 위기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인구 감소 추세에 따라 지역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어렵게 됐다.  지방 경제의 근간이던 전통산업의 쇠퇴도 지방은행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선, 자동차, 기계 등 과거 지방 경제를 이끌던 주력 산업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어서다.  더욱이 고령화·관계형 영업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 특성상 비용효율성이 낮은 편이다. 지방은행 직원 1인당 충전이익(영업이익에서 대손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을 뺀 이익)은 상반기 기준 1억6325만원으로 인터넷은행(3억8067) 대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지방은행들은 영업력 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변화의 기로에선 지방은행’ 보고서를 통해 “자산·이익 구조 측면에서 지방은행 본래의 강점과 특색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의 강점인 관계형 금융을 보다 강화하고 관련 인력 육성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지역별 주요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특화 신용평가 모델 개발 등 노하우를 시스템화하고 정부의 지역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지방은행의 강점인 지역 점포망과 지역 전문인력을 활용한 혁신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 발굴 노력이 필요하다"며 "금융뿐 아니라 비금융사업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