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지식산업센터 분양 사기 논란…민사 소송서 엇갈린 판단
건설사 책임 부정, 분양대행사 일부 배상 판결 형사재판 지연…분양 피해자들 법적 공방 계속
2025-11-19 손봉선 기자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 지식산업센터 분양 사기 논란과 관련해 분양자들이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법원이 건설사와 분양대행사에 대해 엇갈린 판단을 내렸다. 건설사에 대한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지만, 분양대행사의 일부 배상 책임은 인정됐다.
광주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정영호)는 나주 지식산업센터 분양자 35명이 건설사 토담건설과 분양대행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분양자들은 "건설사와 분양대행사가 지식산업센터를 마치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속이고, 수익률을 부풀려 계약을 유도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기숙사와 같은 주거용 임대가 가능하다는 홍보를 믿고 분양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로는 산업시설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분양 계약서와 홍보물 등을 검토한 결과, 건설사가 주거용 시설로 사용 가능하다고 홍보한 근거는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업계획서나 분양 안내 책자에는 주거용으로 분양한다는 내용이 없다"며 "견본주택에 일부 주거시설을 연상시키는 내부 구조가 있었더라도 이를 통해 주거용 시설로 광고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토담건설에 대한 원고 측 청구는 기각됐다. 반면, 분양대행사에 대해서는 일부 허위·과장 광고를 통한 계약 유도 행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분양대행사가 부적절한 홍보로 분양자들을 모은 책임이 있다"며 분양대행사 측이 원고들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같은 재판부는 또 다른 분양자 7명이 건설사와 부동산 신탁사를 상대로 제기한 계약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건설사가 지식산업센터를 주거용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속였다는 증거가 없다"며 "기망행위나 계약 내용 착오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토담건설과 분양대행사 대표 등은 사기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져 있다. 이들은 나주 지식산업센터를 일반 주거 시설로 속여 99명에게 185억 원 상당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형사 재판은 지난해 9월 시작됐지만, 증인 신문 등 절차가 길어지며 1심 선고는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민사 판결로 분양 피해자들의 법적 공방이 일부 매듭지어졌지만, 형사 재판 결과와 맞물려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피해자들은 "건설사 책임을 배제한 판결에 실망했다"며 항소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