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슈퍼 乙’ 가맹점주…부당행위‧오너리스크 고심

프랜차이즈 가맹점 경제 생태계 속 비중 확대 원재료 후려치기와 물류 마진 등 분쟁도 늘어

2025-11-20     신승엽 기자
서울시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부당행위 및 오너리스크 등에 가맹점주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맹점주 생태계가 계속해서 외부 위협에 흔들리고 있다. 본사와의 마찰뿐 아니라 오너리스크까지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본사와의 마찰은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오너리스크는 소비자의 인식에 변화를 줄 수 있어 더욱 치명적이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보호수단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오너리스크에는 대응할 방법조차 없는 실정이다.  가맹점은 경제계 시스템상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다고 평가받는다. 소비자와 가장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는 한편, 본사의 이슈에도 영향을 받는다. 자체적인 사업 역량을 갖춰도 가장 불안정한 구조 속에서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  가맹점의 규모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022년 기준 28만6000개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다. 작년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총 가맹점 수가 35만2886개까지 늘어났고 종사자는 100만명을 상회했다. 지점 수를 기준으로는 경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리스크도 확대되는 추세다. 본사와의 마찰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본사로부터 받는 원재료 수급과 물류 마진 등의 사례가 가맹점주를 멍들게 하고 있다.  한국피자헛은 가맹점주와의 갈등에서 패소하는 분위기다. 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은 지난 2020년 가맹점 동의 없이 원·부재료 가격에 차액을 붙여 납품, 부당 이득을 취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75억원 반환 판결이 나왔고, 2심에서는 반환금이 210억원으로 확대됐다. 피자헛은 회생신청을 선택해 가맹점주의 강제집행을 막으며,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오너리스크는 본사와의 갈등보다 더욱 치명적이다. 오너의 사회적 물의가 가맹점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힌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뿐 아니라, 질타까지 받게 된다. 아오리라멘은 대표이자 가수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 발생 이후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최근에는 김가네가 화두에 올랐다. ‘직원 성폭행 시도 혐의’로 입건된 김용만 김가네 창업주 및 회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김 회장은 최근 대표직에 복귀했다. 김가네 가맹점주들은 오너리스크에 따른 경영 위기를 직면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고 있지만, 가맹점주 보호는 미흡하다. 2022년말 기준 1만1844개 브랜드 중 가맹점주단체가 구성된 곳은 80여개다. 이중 가맹점주 단체구성률 0.68%다. 최근 10년간 단체분쟁은 32건 발생했지만, 국회 등이 주선한 대화로 해결한 사례는 13건에 불과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에 종사하는 한 배달전문점 사장은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안정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가 많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는 경우가 다수”라면서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외풍이 적은 자영업자가 낫다는 판단이 설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