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산경위 ‘현미경 행감’으로 민의 대변했다

‘2024 행감’ 19일 오후 상수도사업본부 감사 끝으로 2주간 일정 종료 인천e음·수도권매립지·월드헬스시티포럼 등 주요 현안 ‘송곳 질의’

2025-11-20     이종민 기자

매일일보 = 이종민 기자  |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는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2주간의 일정으로 인천시 소관부서와 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마무리했다고 20일 밝혔다.

산경위의 이번 행감은 소속 의원들의 전문적인 지식과 민의가 반영된 문제의식이 돋보였다. 굵직한 현안부터 세세한 문제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전 의원들의 꼼꼼한 ‘현미경 질의’가 인상적이었다는 평이다.
산경위
먼저 김유곤 위원장(국·서구3)은 ‘지역상품 전도사’로 나섰다. 지난달 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역상품 우선구매 조례 활성화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던 김 위원장은 이번 행감에서도 감사 시작 전 모든 피감기관에 지역상품 구매 실적 내역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인천 지역 공공기관이라면 지역에서 생산된 물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신성영 부위원장(국·중구2)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감사에서 영종하늘도시 내 파크골프장의 학교 용지 전환과 관련, 신속한 업무 처리 없이 부서 간 수 차례 공문 이관을 반복하는 소위 ‘핑퐁’ 행태를 질타했다. 내년 말 개통을 앞둔 제3연륙교의 통행료 문제 등 선행 과제의 신속한 해결을 인천시에 주문하기도 했다. 문세종 부위원장(민·계양4)은 ‘데이터 감사’로 눈길을 끌었다. 경제산업본부 감사에서 인천e음 사용자 수와 결제액 등 주요 지표가 민선8기 인천시 출범 2년 만에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집행부의 ‘인천e음 지우기’ 행태를 지적했다. 환경국 감사에서는 최근 5년간 인천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된 폐기물의 80%가 서울·경기에서 왔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발생지 처리 원칙을 강조했다. 수도권매립지가 위치한 검단을 지역구로 둔 이순학 의원(민·서구5)도 매립지 종료의 당위성을 피력하면서 그 첫걸음으로 ‘국무총리실 산하 매립지 조정 기구 설치’가 시급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경제청 감사에서는 경제청이 과거 산경위의 반대에도 수억 원의 예산을 세워 구매했던 ‘로봇 개’가 현재 창고에 방치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개 어딨어요?”라는 유행어(?)를 남기기도 했다. 이명규 의원(국·부평1)과 나상길 의원(무·부평4)은 피감기관이 제출한 자료의 크고 작은 오류를 찾아 지적하는 등 산경위의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두 의원은 경제청 감사에서 경제청의 월드헬스시티포럼 후원 과정에서 드러난 예산 유용 등 갖가지 의혹과 문제점을 나란히 짚어냈다. 명백한 과실이 드러난 데 대해 윤원석 경제청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은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강구 의원(국·연수5)은 지역구인 송도 지역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질의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인천종합에너지 감사에서 송도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대한 지역민의 반대와 우려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감사에서는 올해 잇달아 발생한 송도 흐린물 사태와 관련, 누수 지역 토양의 부식 정도가 매우 높다는 맑은물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창호 의원(국·비례)은 도시균형국 감사에서 관내 공원 이용객을 위해 충분한 화장실 설치를 요구하고,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감사에서 글로벌캠퍼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천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를 주장하는 등 시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 향상 방안에 대한 질의에 집중했다. 아울러 산경위는 이번 행감에서 드러난 집행부의 불성실한 태도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의원들이 공식적으로 경고하는 등 의회와 행감의 엄정함을 보이기도 했다. 김유곤 위원장은 “반드시 집행부에 지적해야 할 문제와 시민이 궁금해하시는 사안을 끝까지 캐묻다 보니 산경위가 이번 행감에서 가장 긴 시간 감사에 나선 상임위가 됐다”며 “의원들의 열정과 능력에 직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져 훌륭한 시너지를 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년에 한 번 있는 행감이 끝났다고 해서 의회의 집행부 감시 및 견제 기능이 끝나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행감이 끝나도 300만 시민을 대변하는 시의회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