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긴장 고조에 비트코인 또 최고가

미국서 전일대비 2.07%↑… 6일 만에 다시 '사상 최고가' 경신

2025-11-20     최재원 기자
가상화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고공 행진을 이어오던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6일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9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기준 이날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보다 2.07% 오른 9만3725달러에 거래됐다. 이로써 지난 13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9만3400달러대를 6일 만에 뛰어넘으며 사상 처음 9만4000달러선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미 대선일이었던 지난 5일 7만달러선 아래에서 거래되던 가격에서 상승폭도 약 35%로 늘렸다. 이날 상승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는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는 지난 2020년 6월 이후 4년여만에 핵 교리를 개정하며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지정학적 불안이 커질 때마다 하락했던 것과 달리 이날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금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폐 자산은 많은 투자자에게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몰수될 수 없는’(non-confiscatable) 장기 헤지(분산)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령 특정 국가에서 재산 몰수의 위험이 있다고 해도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이기 때문에 몰수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비트코인은 이전에도 안전 자산으로 여겨진 적이 있었다며 지난 2023년 초 미국 일부 지역 은행 시스템의 위기 당시 비트코인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트코인은 장기적인 역사가 없고 극심한 변동성으로 단기 트레이더에게 유리할 수 있는 위험 자산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계속해서 매력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CNBC 방송은 짚었다. 이외에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상품 거래에 대한 기대감도 가격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대부분은 20일 현지에 상장할 예정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 16일, 통화감독청(OCC)은 18일 상장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