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열풍…3분기 순대외금융자산 1조달러 육박, 역대 최대
거주자 해외 직접투자 전분기 比 466억달러 ↑ 외국인 한국 주식투자 감소...“대외건전성 양호”
2025-11-20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9000억달러를 넘어서며 세 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른바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권투자가 늘어났지만, 외국인의 우리 주식 투자는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5135억달러로 지난 2분기 말(2조3952억달러)보다 227억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해외 직접투자는 이차전지 기업 중심의 직접투자가 지속되면서 302억달러 늘었다. 해외 증권투자는 646억달러 불어나면서 잔액이 996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지분증권이 해외주식 투자 지속, 미국 증시 호조로 466억달러 늘었고, 부채성 증권(+179억달러)도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채권 투자가 늘면서 증가했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해외 주식과 채권 매수가 확대되고 보유 증권 평가액이 상승했다. 매매 등 거래 요인과 가격변동·환율 등 비거래요인이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조5357억달러로, 전 분기 말(1조5367억달러)보다 11억달러 감소했다. 직접투자는 지분투자(+140억달러)를 중심으로 190억달러 늘었다. 게임, 금융 업종 등 투자가 지속됐고 원화 강세로 미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증권투자는 외국인 부채성 증권 투자 확대(+266억달러)에도 지분증권 투자가 대폭 감소(-533억달러)하면서 전 분기 대비 267억달러 줄었다. 박 팀장은 “외국인 주식투자가 매도로 전환했고, 코스피가 7.3% 하락하는 등 국내 주가가 부진했던 영향”이라고 말했다.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9778억달러로, 전 분기 말(8585억달러)보다 1194억달러 증가했다. 지난 2021년 3분기(1212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증가 폭이 컸다. 박 팀장은 “대외금융자산 잔액이 지난해 4분기부터 네 분기 연속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과 해외증권투자 증가 폭 또한 역대 두 번째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증권투자 자산 잔액이 부채를 역전했지만, 증권 투자 특성상 여타 항목보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이는 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3분기 대외채무는 7천27억달러로 전 분기 말(6583억달러)보다 444억달러 증가했다. 대외채권은 1조807억달러로 전 분기 말(1조397억달러)보다 410억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