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임기는 중요치 않다'…성과 중심 조직재편 대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장 물갈이 전망 SK그룹, 계열사 중심으로 임원 20% 감축설

2025-11-21     박지성 기자
서울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요 기업들의 대대적인 조직개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재계 전반에 걸쳐 긴축 경영이 확산됨에 따라 주요 기업들은 성과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 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등 재계 주요 기업들이 2025년도 임원 인사를 본격 단행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기설이 돌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적 쇄신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K그룹은 사업 구조재편(리밸런싱) 작업을 이어온 만큼 임원 규모를 대폭 감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향 반도체 기술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지면서 가시적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에 있을 연말 인사 폭과 조직 개편 규모가 예년보다 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는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를 유지하고 사장 승진이 2명에 그치는 소폭 인사로 안정에 무게를 둔 대신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 인사를 단행하며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는 쪽을 택했다. 대신 이례적으로 지난 5월 반도체 수장을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했다. 올해 연말 인사에서는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일부 사장급의 교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원 승진 규모나 전체 임원 숫자도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전자 DS 부문은 연구개발(R&D) 인력을 일선 사업부로 전진 배치하고 메모리사업부를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이 교체 대상 1순위로 꼽힌다. 이들은 사업부장을 맡은 지 3~4년이 흘렀으나, 아직 뚜렷한 반등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 산하의 3개 주요 사업부 수장들이 대거 교체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그룹도 대규모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그룹은 올해 초부터 고강도 리밸런싱(사업 재조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리밸런싱 작업에 따라 통합을 앞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일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하며 인적 쇄신에 나섰다.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를 교체했고, 조만간 조직 개편안도 내놓을 계획이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그룹 내 대부분 계열사들의 사업 실적이 부진하다. 희망퇴직을 단행한 SK온, 퇴직 격려금을 3억원으로 올려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SK텔레콤등은 임원 수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조기 인사를 통해 임원을 66명에서 51명으로 23% 줄인 바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인사 조치가 이뤄지면 SK그룹 임원 전체의 약 20%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