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풍선효과… 카드론 눈덩이
9개 카드사 카드론 잔액 '사상 최대', 한 달 만에 5332억원 늘어
2025-11-21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서민들의 ‘급전 창구’ 역할을 하는 카드론 대출이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시중은행이 대출을 조이면서 ‘풍선효과’ 영향으로 지난달 카드론을 찾는 것이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10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2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월 말(41조6869억원)보다 약 5332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다였던 8월 말(41조8310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카드론은 은행이 아닌 카드사에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담보 대출로, 대출 심사가 까다롭지 않은 대신 이자가 높은 편에 속한다. 중저신용자가 주로 사용하는 만큼 연체율 상승과 부실채권 발생 등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높아 불황형 대출로 불린다. 올해 들어서는 고금리·고물가로 서민 경제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매달 사상 최다를 경신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카드론 잔액은 1월에 전월 대비 4507억원 증가한 데 이어 2월 2000억원, 3월 78억원, 4월 4823억원, 5월 5542억원, 6월 1000억원, 7월 6206억원, 8월 6044억원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계속돼 왔다. 9월에는 잔액이 소폭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은행권의 대출 규제 강화로 풍선 효과가 가시화했기 때문에 카드론 잔액이 재차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9월에는 분기 말 채권 상각 영향으로 잔액이 감소한 기저효과가 있었다”며 “시중은행 대출 규제 영향에 더해 경기 악화로 불황형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환대출과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 현금서비스 잔액 등도 전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론을 빌린 카드사에 다시 대출받는 대환대출 잔액은 1조6555억원으로 9월 말(1조6254억원)보다 301억원,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8355억원으로 전월(6조6669억원)보다 1686억원가량 늘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1058억원으로 전월(7조1427억원)보다 소폭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