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철도 태업 나흘째··· 곳곳서 볼멘소리
수도권 전철 태업에 지연·승객 쏠림 가중 불편 민원 속출··· 내달 총파업 강행 촉각
2025-11-21 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준법투쟁(태업)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서울·수도권 시민들의 혼란과 불편이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첫차부터 오전 9시까지 운행한 수도권 전동열차 470대 중 20분 이상 지연된 열차는 14대로 집계됐다. 전날 6시30분까지 약 3일간 수도권 전철 1·3·4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을 운행하는 전동열차 1750대 중 300대가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이상 지연됐다. 경의중앙선과 수도권 전철 1호선 열차가 주로 지연됐고 이날 열차 지연 운행도 대부분 1호선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하철 노조의 준법투쟁으로 곳곳에선 불편도 속출했다. 특히 출퇴근길에 바쁜 걸음을 옮기는 시민들의 불만이 컸다. 인천 부평에서 서울 종로로 출퇴근하는 한 시민(39세)은 "철도 파업 때문에 부득이하게 버스를 이용해 환승했는데 자차를 이용한 시민들이 많았는지 평소보다 늦었다"고 토로했다. 경의중앙선으로 경기 파주에서 서울로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 남모(43세)씨 또한 "6시에 기상해 30분을 일찍 나왔는데 전철이 연착되면서 9시에 겨우 시간 맞춰 출근했다"며 "배차 간격이 확연히 길어졌고 정차할 때마다 늦게 출발하거나 사람이 더 몰려 평소보다 혼잡했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전환 △개통 노선에 필요한 부족 인력 충원 △정부가 정한 기본급 2.5% 정액 인상 △성과급 정상 지급(231억 임금체불 해결) △공정한 승진제도 도입 △외주화 인력감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지난 18일 첫차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민의 안전과 열차의 안전, 정당한 노동을 인정받기 위한 철도노동자의 투쟁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다음 달 5일부로 제1 노조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 밖에도 제2 노조를 비롯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로 구성된 제3노조도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 상태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노조의 태업으로 인한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태업 과정에서 사규와 법령에 위배되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