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 野 주도 국정조사 현실화

與野, 채 상병 국정조사 의견서 국회의장에 제출 민주당 "尹 비천한 인식 치떨려" 국힘 "동의 못해" 28일 본회의 요구서 의결될듯…尹 포함 용산도 조사

2025-11-21     이상래 기자
해병대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현실화되고 있다. 여야가 21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국정조사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가 의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의장에게 채 상병 순직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의견서를 제출했다. 우 의장이 정한 여야의 국정조사 실시 여부에 대한 의견서 제출 마감기한은 이날 오후 12시까지였다. 채 상병 순직사건은 지난해 7월 경상북도 예천군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가 발생해 해병대 등이 수색작전을 실시하던 중 해병대원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사건이다. 민주당은 지난 6월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국정조사 요구서는 '조사 목적'에서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진실과 이 사건의 처리 과정에서의 외압 유무에 관한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위해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규정했다. 요구서에 따르면 조사는 해병대원 순직사건 및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대통령실의 조사보고서 등 자료요구·사건 개입 및 축소 시도 등 부당한 압력행사 등의 의혹 전반을 포함한다. 대통령실뿐 아니라 국방부, 해군본부 등도 조사 대상이다. 이종섭 당시 국방부장관의 출국금지 해제 과정과 호주대사 임명 및 출국 과정에서의 대통령실, 법무부, 외교부 등의 범인도피 의혹도 다룬다. 민주당은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임성근 전 사단장이 책임을 면한 것은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며 "국방의 의무를 다한 한 청년의 죽음을 '이런 일' 따위로 치부한 윤 대통령의 비천한 인식은 지금 생각해도 섬뜩하고 치가 떨린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취임할 때부터 해병대원 특검에 찬성한다고 했다"며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에 협조하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에 부정적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상임위에서도 청문회를 깊이 있게 했다"며 "국정조사 필요성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 대표 선거 당시 제3자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 추진을 공언했던 한 대표는 국정조사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에 여당의 반대로 야권 단독의 국정조사 특위가 구성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 의장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 상병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국정조사는 기존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별도 입법 사항이 아니다. '김건희 특검' 등과 달리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