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집값 안정 넘어 부동산 시장 침체 고착화

내년까지 대출규제… 공급부족에 고분양가도 주거안정 해쳐 대출규제 시기 조정 및 맞춤형 대출상품 개발 등 필요

2025-11-24     최한결 기자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정부가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시장 활성화보다는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돌입한 가운데 공급부족과 분양가 인상이 겹친 '3중고'에 시달리면서 청년층 및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5년 하반기까지 부동산 시장 위축이 지속될 것이라며 맞춤형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4695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분양가를 결정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9월 기준 130.45로 역대 월간 기준으로도 최대치다. 아파트 공급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부 주택건설실적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서울 누적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2만370가구에 그친다. 2021년 중 동기간(1~8월)에 기록한 3만524가구 대비 66.7% 수준이다.  여기에 △건설 원자재 △인건비 △토지비 상승으로 건설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분양가도 해마다 우상향하는 상황이다. 당초 미국발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기대됐지만, 정부가 가계부채 부담에 스트레스 DSR 2단계와 유주택자 대상 대출 제한 등을 시행하면서 주택 거래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스트레스 DSR 2단계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 각각 0.75%p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는 1.2%p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실제로 직방에 따르면 지난 5월~8월 월간 거래량은 최대 8800건을 넘었으나, 규제 후 9월과 10월에는 불과 3000여건에 그쳤다. 매수자들이 거래를 미루면서 최고가 거래도 감소한 상황이다. 거래절벽에 집값 상승폭 둔화로 정부의 집값 안정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지만, 부동산 시장에 피가 돌지 않고 있어 서민 주거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돼 부유층을 제외한 내 집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오는 12월 2일부터 디딤돌대출 한도를 축소한다. 비록 수도권에 제한됐지만, 수요가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마련 부담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며 시장 상황에 맞춘 규제 시행 시기 조정과 서민들을 위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가계대출 부실화를 방지하기 위해 대출을 관리하고 있는 것은 가계 경제와 금융기관의 붕괴를 막기 위한 조치"리며 "특히 내년 7월 1일부터 정부의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내년 하반기까지도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스트레스 DSR 3단계는 오는 2025년 7월1일 시행 예정이며 은행권과 2금융권의 모든 대출에 적용된다. 스트레스 금리가 1.5%p로 확대돼 2단계보다 강화된 조치가 될 예정이다. 서 교수는 "대출한도를 조정해 주택 구매자에게 보다 유리한 조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서민층과 청년층을 위한 특별 대출 상품을 출시해 주택 구매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청년층과 서민 대출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현 시장 환경을 고려해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라며 "정부에선 내 집 마련과 출산율 증가를 위해 신혼부부와 청년을 위한 맞춤형 대출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