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가전’ 출시 봇물…“필수가전 입지 없이 성장 어려워”
반려동물 양육인구 확대 기조에 업체들도 공략 나서 펫 관리 기능보다 소비자 구매심리 자극할 요소 필요
2025-11-24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쏟아지는 펫 가전 등장으로 산업 성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만연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가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반려동물의 털 빠짐 등 특성을 해결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모양새다. 다만 펫 가전을 두고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된다. 필수가전이라는 인식이 없으면, 수익성과 직결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펫가전을 내세운 마케팅보다 본질적인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 공기청정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일반 공기청정기 기능에 반려동물의 털까지 흡수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방안으로 분석된다. 실제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 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2023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 비율은 28.2%로 나타났다. 2010년의 조사(17.4%)보다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시장 잠재력도 높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22년 8조5000억원에서 오는 2032년 21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렌털 판매가 침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렌털 판매는 통상 초기구매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는다. 구독과 관리서비스 개념이 합쳐져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 관리와 가격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난해 반려동물 한 마리당 월평균 양육비용은 약 13만원으로, 전년보다 2만원 줄었다. 이 중 병원비가 4만원 가량을 차지한다. 병원비를 제외하고 반려동물을 위해 쓰는 비용이 9만원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50만~60만원에 육박하는 펫 드라이룸을 일시불 등으로 구매하기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 털 빠짐 등으로 사후관리도 어렵다. 하지만 이는 낙관론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펫을 전면에 내세운 가전은 기본적인 제품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본질적인 제품 기술력 강화가 동시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해당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는 해당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본질적인 제품 마케팅에 펫 가전의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청정기의 사례로 봤을 때, 필수가전의 입지를 확보해야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펫 가전 내 공기청정기는 아직 필수가전의 영역에 들어서지 못했다. 공기청정기부터 필수가전의 영역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주객이 전도된 제품을 판매하면, 장기적 성장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은 결국 편의성을 위해 구매하는 전자기기다. 주로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제품들이 필수가전으로 자리잡는다”면서 “펫을 위한 가전을 구매한다는 개념보다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자극할 요소를 더욱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