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일 안 하나... '이진숙 탄핵' 1인 체제 식물 방통위 정상화 언제쯤?

이진숙 탄핵 절차에 野 방통위원 추천 잠정 중단까지...방통위 식물체제 2달째 지속 '직무유기' 비판에 여야 방통위원 추천 재개 움직임...박장범 KBS 사장 인선은 뇌관

2025-11-24     정두현 기자
이진숙

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방통위 상임위원 5인 중 여야 추천 몫 3명에 대한 심사 절차도 잠정 중단된 탓에 '식물 방통위'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앱(In-App) 결제 강제 폐해, 미디어통합법 처리, 유선방송 재허가 등 미디어·IT 시급현안들이 산적해 있지만,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1인 체제로 운영 중인 현 방통위에서는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없는 실정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같은 '방통위 코마' 지적에 여야가 이르면 금주 방통위원 보강을 위한 전격 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달 넘게 방통위 업무가 마비된 탓에 국내외 IT·미디어 시류를 반영한 정책이 수립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국회의 '사후약방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은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19일 여당과 대통령실의 '약속 이행'을 전제하며 "당 지도부에 민주당 몫 추천을 요청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최형두 방통위 간사가 "야당 추천 인사들을 대통령이 임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전언을 명시하기도 했다.   이에 국회 과방위를 중심으로 방통위원 추천, 심사를 위한 사전 절차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는 방통위원 후보 3명(여당 1명, 야당 2명) 추천을 조기에 완료하고,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을 거쳐 방통위원 인선 협상을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다. 이미 조상호·장윤미 변호사, 안정상 교수 등 야당 몫 추천 유력인사 하마평도 오르내린다.  다만 여야 방통위 재개 작업에 난항이 예상되는 요소들도 감지된다.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박장범 KBS 사장 인명안을 재가한 데 대해 야당 반발이 지속되고 있어, 여야 방통위 논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정은 여전히 방통위가 여야 3 대 2 구도로 재편되길 원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여야 합의가 극적으로 이뤄지더라도 대통령실이 야당 추천 몫을 거부할 경우 방통위 공전 사태가 길어질 것이란 우려도 엄존한다. 야당 소속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본지에 "(윤 대통령이) '파우치' 논란을 빚은 박장범 KBS 사장 임명을 강행한 것은 사실상 야당 몫 방통위원 임명안 거부 의사를 시사한 것과 같다"면서 "일단 여당에서도 야당 몫을 보장하겠다고 했으니 협상 절차는 진행되겠지만, 지금까지 용산의 스탠스를 보면 방통위 재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식물 방통위 사태가 다수 야당의 '몽니'에서 비롯됐다고 반박한다. 여당 원내 관계자는 "정부가 임명한 방통위원장들을 죄다 탄핵하는 게 정상인가"라며 "정청래 의원도 (이진숙 위원장의 헌재 탄핵심리에서) 초유의 방통위 공백 사태 책임을 용산으로 돌리지 않았나.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이를 이유로 위원 추천을 중단하며 몽니를 부린 것인데, 이는 직무유기"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여야 방통위원 추천이 마무리되면 김 직무대행을 포함해 여야 2 대 2 구도가 된다. 탄핵 심판 중인 이 위원장의 부재에도 전체회의 소집과 안건 의결이 가능해지는 만큼, 방통위 기능이 부활하게 되는 셈이다. 방통위법에 따르면 방통위 최종 의사결정기구는 대통령 지명 2명, 여당 추천 1명, 야당 추천 2명 등 5명으로 구성된다. 방통위 지도부는 지난해 8월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김현 위원이 퇴임한 뒤 여야 정쟁에 방통위원 과반이 공석인 식물 상태가 지속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