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길어지는 전기차 '캐즘'…하이브리드 전성시대
국내 하이브리드 등록 역대 최다 EV 교두보…시장경쟁 치열해질 듯
2025-11-24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하이브리드차(HEV)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하이브리드가 국내 시장에서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에 따른 풍선 효과로 풀이된다.
24일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국내 신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올 1∼10월 국내 하이브리드 누적 등록 대수는 31만1769대에 달했다. 지난해 등록 대수인 30만9164대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연료별 판매량으로 보면 휘발유차(65만4710대)에 이어 2위다. 휘발유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3.8% 감소했다.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30만대를 넘긴 데 이어 올해 신기록 수치에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올 1~10월 하이브리드 판매 성장세는 전년 동기보다 25% 수준이다. 최근 5년간의 가파른 성장세도 이목을 끈다. 최근 5년간 하이브리드 차량 신규 등록은 △2019년 10만3494대 △2020년 15만2858대 △2021년 18만4799대 △2022년 21만1304대 △2023년 30만9164대 등이다. 주요 완성차들은 캐즘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한 시장 확장을 노리고 있다. 기대주는 현대차가 조만간 선보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이다. 르노코리아도 지난 8월 인도를 시작한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올 1~10월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지난해 1376대에서 1만110대로 634% 급상승했다. KG모빌리티 역시 내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장하며 판매 반등을 꾀한다. 내년 상반기 야심작은 고객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토레스 하이브리드'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동화 전환 위한 교두보로 보고 차세대 신제품 경쟁이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던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전기차 과도기를 맞아 징검다리 역할로 매력도가 올라가고 있다"며 "기존 인기 모델들에 탁월한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속속 접목해 시장 확장이 한층 가열차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글로벌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트럼프 2기'가 현실화한 만큼 하이브리드 인기가 더울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현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