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러‧우 전쟁…휴전협상은 '난망'

젤렌스키 "휴전 관련 미국의 차기 대통령 제안 듣고 싶다" 러시아, 우크라에 조건부 항복 주장…NATO 가입 포기 등 요구

2025-11-24     이현민 기자
러시아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휴전설'이 불거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과 영토 문제 등으로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영통신 우크르인폼에 따르면 볼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 식량안보 관련 회의에 참석해 양국 휴전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길 바란다고 결정할 때 전쟁은 끝날 수 있다"라며 "미국이 더 강력한 입장을 취할 때,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가 우크라이나 편에 서고 전쟁 종식을 지지할 때 (그렇게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길이 되겠지만, 내년에는 이를 달성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휴전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아프리카 국가, 아시아·아랍 국가 지도자들의 제안에 열려있다. 또한 미국의 차기 대통령의 제안을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기간 동안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특히 미 현지 매체는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외교책사 리처드 그레넬에 러‧우 전쟁 휴전임무를 맡길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1000일을 넘긴 러‧우 전쟁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날로 격화하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서방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 타격을 감행했다. 이에 러시아도 핵무기 사용조건을 완화해 우크라이나를 핵 공격 대상으로 포함하며 반격에 나섰다.  특히 러시아는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것처럼 행동하며 확전 의지를 불태웠다. 더욱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조건부 항복'을 전제로 한 휴전을 원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와 군대 축소, 우크라이나 일부 영토 수복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현재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18%를 장악하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이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주권, 안보 또는 미래를 거래하지 않는다"라며 "전체 영토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기습 공격으로 장악한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영토의 약 40%를 러시아에 다시 내줬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 소속 한 관계자는 "우리는 많아봐야 1376㎢ 정도를 통제했지만, 현재 그 영토는 더 작아졌다. 적군이 반격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가 통제하는 영토는 약 800㎢"라고 말했다. 당초 우크라이나는 쿠스크 점령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진격 속도를 늦추고 추후 평화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