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편관세 도입…K-철강 수출감소 불가피

무역장벽 강화하는 美… 멕시코·베트남 철강사 등 中 우회 차단 포스코경영연구원 진단… 中철강 무역장벽 낮은 국내 유입 효과

2025-11-24     박지성 기자
철강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 국내 철강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통상 분야에서 보편관세가 도입된다면 한국 철강 업계가 실질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최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철강 산업 영향을 분석해 정부에 전달했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의 글로벌 철강 무역 모니터링 결과를 기준으로 보면 미국의 대(對)한국 강재 수입량은 2015년 440톤에서 2018년 250만톤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이후 올해까지 250만톤 안팎의 강재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에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한국 철강 수입량을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톤)의 70%로 축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적자 해소를 통상정책의 최대 목표로 내세우면서 4대 강재수입국인 한국을 무역적자국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에 보편관세가 도입되고 대미 수출쿼터가 현재보다 축소된다면 한국 철강의 대미 직접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2기가 멕시코, 베트남 등을 중국산 제품의 우회기지로 보고 무역장벽을 강화할 경우도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해외 생산법인에 충격을 줄 수 있다. 포스코멕시코, 포스코베트남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미국은 북미 무역협정(USMCA) 회원국인 멕시코산의 유입도 강력히 차단하고 있다. 포스코멕시코는 미국 내 자동차사에 공급되는 멕시코산 아연도강판 가운데 한국산 냉연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USMCA 조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미국은 포스코베트남에 대해서도 한국산 철강의 베트남 우회 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이 같은 미국의 대중 견제와 자국 산업 보호주의에 맞서 중국의 공세적 수출도 예상된다. 중국 철강 업계는 이미 더욱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 보무철강은 지난달 기업설명회(IR)에서 “내수 부진 타개를 위한 수출 확대에 중점을 둘 것으로 1천만톤까지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이 미국 시장과 자국 내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면, 상대적으로 무역장벽이 낮은 한국 시장으로 중국산 철강 유입이 늘어날 수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중국 철강 수입은 2020년 600만톤에서 올해 900만톤까지 증가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중국의 강재 수출은 1억톤 수준을 상회할 전망으로, 중국은 중남미·중동 외 아시아 중심의 수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 철강 산업은 최소한의 보호조치만 취해 중국산 수입이 1천만톤에 육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미국이 규제 완화를 통해 미국 내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고 에너지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산업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신행정부가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 재편이 일어난다면 한국 철강 산업에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