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엔비디아 HBM 납품 임박…실적 반등 기대감

젠슨 황 CEO “삼성전자 HBM 납품 방안 검토 중” 일각에선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2025-11-24     김성지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메모리칩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 승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통해 삼성전자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홍콩 과학기술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삼성전자로부터 5세대 HBM인 HBM3E 8단과 12단 모두 납품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3E 품질 테스트는 상당 부분 진행됐고 엔비디아의 최종 승인이 이뤄진다면 본격적인 납품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HBM3E 8단·12단 모두 양산 판매 중”이라며 “주요 고객사 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해당 공급계약이 체결된다면 양사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랠리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해야 하며 엔비디아로서도 가격 협상력과 수급 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HBM 공급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HBM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로부터 HBM 물량 대부분을 공급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세대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HBM3E 8단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미국 마이크론 9%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GPU 과제에 맞춰 HBM3E 개선 제품도 준비 하고 있다. 6세대인 HBM4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맞춤형(커스텀) HBM 사업화를 위해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다만 삼성전자가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하더라고 물량은 경쟁사 대비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황 CEO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공급업체로 SK하이닉스·마이크론, TSMC 등을 언급하면서도 삼성전자는 거론하지 않았다. 또 황 CEO는 지난 3월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전시된 HBM3E 실물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는 문구와 함께 친필 사인을 남겨 삼성전자의 HBM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으나 이후 품질 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며 오히려 시장에 실망감을 더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HBM 생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 퍼스트’ 전략을 앞세우고 있고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에서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 ‘NRD-K(New Research & Development-)’의 설비 반입식을 열었다. 새로운 연구개발 단지에서는 HBM를 포함한 차세대 D램 연구개발에 역량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