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아쉬운 실적 농사… 유통街, 4분기 시즌 특수 마케팅 초점
“3분기 백화점·대형마트 실적 긍정적”이라던 업계 예측 빗나가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로 대형 유통 기업 실적 부진
2025-11-25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내수 침체가 이어지며 패션, 백화점, 이커머스 등 다양한 업태 유통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기업들은 남은 4분기 실적 반등을 위해 내실 다지기에 나설 전망이다.
25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올해 꾸준히 이어진 무역수지 개선과 여름 휴가철, 추석 등 연휴 특수로 올해 3분기 실적 상승을 예상했던 업계의 예상이 빗나갔다. 특히 거대 유통 기업 롯데와 신세계의 오프라인 업태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두드러지게 악화됐다. 롯데마트의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 1조4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11.6% 줄어든 4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마트의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4조6726억원, 영업이익은 1228억 원으로 각각 5.3%, 11.4% 증가했다. 이마트 측은 별도 영업이익이 2020년 3분기 이후 분기 최대라고 했지만, 순수하게 고객 소비로만 기록한 실적은 아니다. 실제 이번 매출은 지난 7월 1일 슈퍼마켓 체인인 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에 따라 3분기 매출 3699억원, 영업이익 63억원이 편입된 덕분이다. 불황에도 꾸준히 실적 선방을 이뤘던 백화점 업계 마저 부진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모두 영업이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3분기에 여름 휴가철이 있었음에도, 호텔 업종도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심지어 롯데는 전 업종이 부진을 겪으면서, 근거 부족한 ‘위기설’까지 떠도는 실정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일명 ‘티메프 사태’와 중국 플랫폼의 진출로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국내 관련 업계 최강자인 쿠팡 마저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1.38%로 전년 동기(1.41%)보다 수익성이 소폭 하락했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3분기 전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했다. 해당 수치가 100포인트 이상이면 지난 분기보다 이번 분기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당시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수치 모두 100포인트 이상으로 나타나 3분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막상 유통 기업들이 3분기 저조한 실적 성적표를 드러내면서, 4분기에도 하락세가 유지될 것이란 분위기가 업계에 감돈다. 대한상의가 동일 업계를 대상으로 4분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기대치를 90포인트대로 낮췄다. 대한상의는 “소비자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었으나 그간의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높아진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데다 계속된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 부채 부담으로 소비심리 회복이 이루어지지 못한데 따른 것” 이라고 풀이했다. 가격 인상이 소비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각 기업들은 4분기를 대비해 소비자들의 지갑 열기 위한 마케팅에 나섰다. 명품 소비 위축으로 부진을 맛 본 백화점 업계는 올해 마지막 남은 연휴인 성탄절과 연말 휴가철을 위한 마케팅에 일찌참치 착수했다. 또 마트와 편의점은 수능을 치른 수험생과 김장 인구를 대상으로 관련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 확보에 나섰다. 최근 겨울 연휴를 맞아 중국 등 외국에서 젊은 세대 관광객이 유입 중인 만큼, 면세점은 체험 공간을 통해 고객 소통 접점을 늘린다. L마트 가공식품 파트장은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다 보니, 이동 시간과 교통비까지 비용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따라서 초저가와 제철식품 할인을 진행해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고객이 많은 편”이라며 “이커머스와 가격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 체험과 소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매출 진작을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