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혹한기’ 면세업계, 프리미엄 강화로 홀리데이 시즌 겨냥
여객수 비례 인천공항 임대료 산정 방식 적자 키워 수익성 늘리기 위해 명품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
2025-11-25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업황 부진에 빠진 면세업계가 연말 수요를 끌어모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5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10년 국내 면세점 시장 매출 규모는 총 4조5000억원에서 2014년까지 7조5000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매출은 24조8586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3조7586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는 2019년 매출 대비 45% 낮은 수치이며,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했던 2020에서 2022년 평균 매출 17조517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 회복하지 못해 국내 대형 면세점 4곳인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은 올해 3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올해 3분기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신라면세점도 올해 3분기 영업손실 387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와 현대백화점면세점도 3분기 각각 162억원‧80억원이라는 영업손실을 냈다. 이들 면세점이 일제히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진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주력 고객층인 단체관광객이 줄어들며 면세점을 찾는 발길이 줄어드는 가운데, 새로 도입된 인천공항의 임대료 산정 방식이 3사의 수익성 악화에 일조했다. 이전까지는 고정임대료 방식을 채택했으나, 2022년부터는 여객 수에 비례하는 임대료 산정 방식을 도입해 공항 이용객이 많을수록 임대료가 높아지는 구조가 됐다. 한국공항공사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인천공항의 이용객 수는 5877만명으로 전년 동기(4544만명) 대비 30% 늘었지만, 국내 면세점 매출은 줄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940억원으로 전년 동월(1조3273억원) 대비 10.1% 줄었다. 면세업계는 최근 객단가를 올리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 통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연말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신라면세점은 글로벌 공항 최초로 인천공항 2터미널에 LVMH 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겔랑의 최상위 매장인 ‘겔랑 얼티메이트 부티크’를 오픈했다. 부티크에서는 면세 단독 상품을 선보이는 한편, 피부 및 두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라면세점은 오는 27일과 28일 양일간, 디올과의 파트너쉽을 통해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VIP 고객을 초청해 일대일 스킨케어 컨설턴팅을 제공하는 럭셔리 홀리데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세계면세점도 뷰티 브랜드 ‘포트레’의 온라인몰 입점과 함께 브랜드의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인천공항 2터미널점에서 선보인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포트레 오픈에 이어 K-뷰티와 독점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해 시장 경쟁력을 공고히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신세계면세점은 이달 초 샤넬과 함께 아시아 태평양(APAC) 면세 최대 규모의 ‘샤넬 윈터 테일’ 포디움을 인천공항 2터미널에 선보였다. 또한, 내년 1월 2일까지 내국인 회원을 대상으로 ‘매지컬 홀리데이(Magical Holiday)’ 이벤트를 진행해 고객 니즈에 맞춘 기프트 아이템부터 지점별 할인 혜택도 준비했다. 현대면세점은 지난달 인천공항 1터미널과 2터미널에 각각 생로랑과 발렌시아가의 부티크를 오픈하며 기존 장점으로 여겨졌던 명품 브랜드 라인업에 힘을 실었다. 현대면세점은 총 26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 업계 최고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보유 중인 브랜드의 할인 프로모션 마케팅을 강화해 내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롯데면세점은 신사업으로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와 협업해 첫 패션 브랜드 ‘싱귤러(SINGULAR)’를 이달 론칭했다. 싱귤러는 댄스웨어 브랜드로 자신만의 개성과 자유를 마음껏 표현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브랜드 론칭을 기념해 지난 24일까지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팝업 매장을 운영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영업 면적을 넓히면서 임차료 비용 증가가 대규모 적자를 일으켰다”며 “업계는 이를 상쇄할 매출 회복을 위해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힘을 쓰고 있으며, 본격적인 홀리데이 시즌인 내달 할인전 규모를 대대적으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