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회의 땅’ 인도…새 판 짜는 K-철강
격화되는 美中 갈등, 수익성↓…철강업계, 중국 법인 철수 중 넥스트 차이나로 떠오른 인도… 부족한 인프라·주 자치권은 리스
2025-11-25 김성지 기자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트럼프 행정부 2기 집권으로 미·중 무역 갈등 격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가 해외 사업 거점을 옮기고 있다. 중국 공장을 매각하고 인도를 중심으로 신흥 거점을 마련해 국제 정세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중국내 유일한 포스코 제철소인 장가항포항불수강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고 현대제철은 중국 베이징 법인과 충칭 법인을 모두 매각했다. 최근 중국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의 영업적자 1698억원으로 포스코의 해외 법인 중 가장 큰 손실을 냈다. 현대제철도 중국 완성차 업계의 성장으로 인해 중국내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에 강판을 공급하고 있어 현대차 생산량에 따라 매출과 수익규모가 정해진다. 미·중 무역 갈등도 사업 철수의 이유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유세 기간 “중국산 철강 수입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어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생산 거점을 인도로 옮기고 있다. 인도는 중국보다 인구가 많은 유일한 국가로, 세계 최대 성장 잠재력을 지녀 ‘넥스트 차이나’로 꼽히고 있다. 철강 전문 분석 기관 WSD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7%씩 증가해 2030년 1억9000만톤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인도는 중국에 비해 미국 제재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포스코는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손잡고 인도 오디샤에 연 500만톤 규모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 사업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인도 계열사 지분을 전량 매입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3분기 인도 푸네에서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착공을 시작했다. 내년 2분기 설비 설치 및 시험 생산에 들어간 뒤 내년 3분기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여기서 생산한 강판을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푸네 완성차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인도의 부족한 인프라와 비효율적인 행정제도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력, 배수시설 등 제조업 관련 인프라가 완비된 중국과 달리 인도에서는 새로 구축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인도는 28개의 주정부가 자치권을 가지고 있다. 지역별 제도·정책·문화 등을 검토해 개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포스코는 지난 2005년 인도 오디샤주에 일관제철소 건립을 추진했으나 현지 업체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