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오프라인 유통왕좌 뺏길라”…백화점 3社, 연말 수요 흡수 총력
백화점‧편의점 매출 비중 격차 0.6% ‘초박빙’ 정기세일 돌입…실적 부진에 4분기 반전 노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연말 인증샷’ 명소 대결
2025-11-25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백화점업계가 내수 침체 장기화와 늦더위 변수를 넘지 못하고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유통 매출 1위인 백화점을 2위 편의점이 바짝 추격 중인 상황이라 백화점업계는 연중 최대 혜택 등을 내세우며 연말 수요 흡수를 위한 실적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롯데는 해외사업, 쇼핑몰 및 아울렛 포함 매출 7553억원과 영업이익 7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8%, 8.0% 감소했다. 신세계는 순수 백화점 기준 매출이 6196억원으로 2.5% 늘어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4.8% 줄었다. 현대백화점은 아울렛 포함 매출 5683억원과 영업이익 710억원을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각각 2.1%, 11.0% 빠진 실적을 거뒀다. 백화점 3사 모두 영업이익이 후퇴한 원인으로 고물가와 소비심리 위축을 꼽았다. 지난 10월까지 이어진 늦더위로 간절기 의류 판매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또한 백화점 3사는 현재 주요 점포 리뉴얼을 진행 중이라 이에 따른 감가상각비 등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일부 악화했다. 이러한 상황 속 편의점이 성장세를 이어가자 2021년 오프라인 유통 채널 매출 2위 자리에 오른지 편의점이 3년만에 백화점을 꺾고 올해 오프라인 유통 채널 매출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업태별 매출구성비’에 따르면 9월 편의점의 매출은 국내 유통업계 전체 매출의 17.9%를 차지해 백화점(17.0%)에 앞섰다. 편의점은 지난 6월 백화점보다 1% 많은 매출을 내면서 오프라인 유통 채널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한 이후 9월까지 4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편의점은 지난해 연간 매출 비중이 16.7%로 백화점 17.4%와 0.7% 매출 차이를 보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격차를 0.6%까지 줄였다. 통상적으로 백화점은 단가가 높은 동절기 옷이 판매되는 3분기부터 매출이 오르기 시작해 4분기에 가장 많은 매출을 낸다. 롯데·현대·신세계 백화점은 이달 중순 겨울옷 할인을 앞세워 일제히 정기세일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은 내달 1일까지 겨울 인기 상품을 혜택가에 구매할 수 있는 ‘2024 라스트 세일’을 진행한다. 남성과 여성 패션, 아웃도어 등의 6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해 최대 50% 할인 혜택을 내세웠다. 롯데백화점은 세일기간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구매 시 구매액의 10%를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상품권 행사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13개 모든 점포에서 올해 마지막 정기 세일을 하고 여성, 남성 패션 인기 상품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5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서 패딩, 코트, 모피 등 겨울 아우터 재고를 작년 행사 때보다 20% 많이 확보했다. 현대백화점은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인 ‘더 세일’을 통해 300여개 브랜드의 신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최대 60% 저렴하게 선보인다.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패딩, 코트 등의 겨울옷 물량을 브랜드별로 지난해보다 최대 20% 이상 늘렸다. 백화점업계는 연말 소비 특수 효과를 얻기 위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며 ‘연말 인증샷 명소’ 대결에 나섰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은 인증샷 명소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자연스럽게 대규모 인파를 끌어들이는 등 집객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크리스마스의 순간들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크리스마스 영상을 송출한다. 이를 위해 농구장 3개 크기의 디스플레이 ‘신세계스퀘어’를 본점 외벽에 설치했다. 올해는 미디어파사드를 신세계스퀘어로 재단장하며 기존에 약 3년 주기로 교체하는 조립식 철제 프레임 대신, 향후 10년 가량 교체없이 사용할 수 있는 구조물을 사용해 폐기물 절감에도 나섰다. 이렇게 탄생한 신세계스퀘어(1292.3㎡)는 작년(1,134㎡)에 비해 약 13% 커졌지만, 효율성 높은 전력 설계 덕분에 동일 면적 대비 최대 35% 가량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내부도 크리스마스 마을로 변신을 마쳤다. 강남점 지하 1층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에서 ‘하우스 오브 신세계’로 이어지는 2500평(약 8200㎡) 공간에 반짝이는 조명과 크리스마스 장식을 꾸몄다. 현대백화점은 ‘움직이는 대극장’을 주제로, 유럽 동화 속 서커스 마을을 재현했다.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는 높이 7m의 열기구 모형 에어벌룬 6개가 떠 있으며, 대형 서커스 텐트와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홀리데이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이 공간은 지난 22일 기준으로 3차 사전 예약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백화점은 단가가 높은 동절기 옷이 판매되는 3분기부터 매출이 오르기 시작해 4분기에 가장 많은 매출을 내고 있지만, 올해는 내수 침체에 온화한 날씨까지 겹쳐 백화점 패딩과 코트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드는 추세”라며 “백화점업계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특별 테마를 통해 공간들을 꾸려 대규모 인파 몰이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