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여전히 갈 곳 없는 중저신용자

2025-11-25     서효문 기자
올해 하반기 국내 경제는 대내외적 요인이 동시 다발적으로 촉발되면서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탄생한 11월에는 그 혼란이 더 심해졌다. 환율은 시기를 거론할 만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고, 3000을 바라보던 코스피는 2500 유지가 새로운 목표로 전환됐다. 기준금리 또한 피벗(긴축완화)에서 다시 동결 시대로 돌아갈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불확실한 다양한 변수가 발생한 가운데 올해 금융권에서 변하지 않는 계층이 있다. 바로 중저신용자다. 이들의 자금조달 어려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미 중저신용자들은 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에서도 대출을 받기 힘들어졌다. 은행권의 평균 대출차주 점수는 900점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지난 8월 개인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 역시 926.8점에서 940.7점으로 13.9점 올랐다. 평균 신용점수가 높아졌다는 건 8월에 이뤄진 신규 대출이 주로 신용점수가 900점을 상회하는 고신용자에게 이뤄졌다는 뜻이다. 은행별로는 900점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8월 개인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60점을 기록했다. 신한(925점)·하나(934점)·우리은행(944점)과 비교해도 최소 30점 이상 신용점수가 높다. 저축은행도 중저신용자에 대한 문이 좁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개인신용대출 상품 라인업을 늘리고 있지만, 신용점수 700점 이하 차주 대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저축은행중아회에 따르면 11월 신용점수 700점 이하 개인차주에게 나간 신규 대출은 72개로, 전체 개인신용대출의 86% 비중이다. 2022년 12월에는 다수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이 셧다운된 상태였음에도 전체 76개 중 95%에 해당하는 72개 개인신용대출에서 700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이 일어났다. 이를 고려하면 저축은행들은 연체율 고려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소극적이라고 판단된다. 이는 중소서민금융이라는 저축은행의 비전은 매우 무색해진다. 그렇다면 진퇴양난을 겪고 있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방안을 없는 것일까. 매우 어렵겠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사례에서 실타래를 찾을 수 있다. 올해 3분기 인뱅 3사는 중저신용자가 주 타깃인 ‘상생금융’ 비중 목표(30% 이상)를 달성했다. 지난 2분기 3사 모두 첫 30%대를 기록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해당 목표를 이뤘다. 이는 금융당국의 강제적인 규제로 인해서 이뤄낸 성과다. 인뱅 출범 당시부터 중저신용자 대출을 전체의 30%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조금은 관치금융적 이야기지만 시중은행에도 이런 범위를 제시하는 것이 어떤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