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정의 승무와 태평춤 이야기 '춤이 말을 걸다' 공연
- 한성준-한영숙-이애주로 이어져 온 ‘승무'와 '태평춤’
- 제자 김연정이 한층 깊게 성찰해 풀어내는 이색적인 ‘이야기 춤판’
- 2024년 12월 1일(일) 오후 5시, 서울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
2025-11-26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춤추는 사람이 우리춤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며 한국 전통춤을 한층 더 가깝게 길라잡이 하는 ‘김연정의 승무와 태평춤 이야기 – <춤이 말을 걸다>’ 공연이 2024년 12월 1일(일) 오후 5시, 서울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는 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인 김연정이 스승 이애주로부터 물려받은 춤에 대한 생각과 더불어 스스로가 몸의 움직임을 통해 느낀 전통춤의 세계를 관객과 함께 나눈다.
춤꾼 김연정은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로 시작하는 시인 조지훈의 <승무>라는 명시로 인해 그 어떤 춤보다도 대중에게 알려졌지만, 정작 ‘승무’ 춤을 직접 본 사람은 많지 않더라구요. 게다가 시가 그리고 있는 승무보다 더 깊은 뜻이 춤 ‘승무’에 담겨있지요. 이애주 선생님은 늘 승무를 ‘나빌레라’ 느낌으로만 추면 안 된다고 하셨었죠."라며 "글로 승무를 만나는 것은 춤을 한번 직접 보는 것만 못하니, 일반 대중이 좀 더 쉽게 춤을 만나고 그 깊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의 자리가 더욱 자주 마련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춤이 말을 걸면 이에 마음 열어 호응하는 것이 전통춤의 무한한 세계와 접속하는 첫걸음입니다." 라고 공연기획의 바람을 전했다.
이번 공연에서 춤꾼 김연정은 "승무는 하늘의 이치, 즉 자연과 만물의 변화 원리를 헤아리는 마음으로 춘다면, 태평춤은 땅의 생명 가진 모든 존재를 보듬는 마음으로 춘다"며 ‘하늘의 춤, 땅의 춤’으로 각기 작품이 가지는 의미와 철학을 풀이한다.
국가무형유산 승무 보유자 이애주는 2021년 타계 전에 김연정에게 완판 승무를 잘 가르치라는 말을 남겼다. 김연정은 스승의 유지를 받들고 이제 전통춤계에도 긴 호흡의 춤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2년 전부터 완판 승무를 가르치고 또 추고 있다.
개인 공연으로 2번, ‘이애주한국전통춤회’ 단체 공연으로 2번 추었으니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완판 승무를 올리는 자리이다.
40분가량 되는 공연시간은 추는 춤꾼뿐만 아니라 보는 관객도 힘들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완판 승무에는 인간문화재 한영숙 명무의 승무 춤사위 모두가 온전하게 들어 있으며 과장마다 기운이 변화하는 춤의 구조적 특징이 잘 드러남으로써 관객은 짧은 승무에서 맛보지 못한 서사를 느낄 수 있다.
오히려 관객의 집중과 호응이 더 좋아 덩달아 춤꾼들이 춤을 추면서 힘을 받는 이유이다. 승무는 사람의 생로병사, 자연의 사계절 변화와 같은 우주의 순환을 담은 것이 무에서 태어나 다시 무로 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수련의 몸짓에 가깝다.
태평춤은 또한 한성준, 한영숙으로 이어 내려온 춤으로 경기도당굿의 악과 춤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우리춤의 즉흥성과 자유로움이 어떤 춤보다도 살아있는 춤이다.
거기에 더해 이애주 명무가 70, 80년대 시대의 아프고 힘든 역사를 온몸으로 받아 안으며 새롭게 구성한 작품이다. 김연정은 스승의 태평춤을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춤을 거듭 재구성해 간 스승의 마음을 한층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춤이 말을 걸다>에서 관객은 승무와 태평춤을 보고 춤꾼의 해석을 들으면서 한국 전통춤의 미학적 깊이를 헤아리고 전통과 현대, 인간․자연․사회가 얽혀 있는 진지하고도 아름다운 한국춤의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전통음악그룹 판의 유인상 음악감독이 장구를 잡고 정동민이 대금, 고령우가 피리, 김용성이 아쟁, 정부교가 꽹과리, 박주홍이 징을 맡아 춤반주에 나선다.
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 김연정은 月井춤문화연구원 대표이자 이애주춤연구소장으로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겸임교수, 이애주한국전통춤회 부회장, 한영숙춤보존회 부회장으로서 전통춤의 계승과 연구에 힘쓰고 있다.